뒤늦게 코로나 걸린 후기… 확진 후 날짜 순서대로 코로나 증상이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기록해놓았다.
코로나 확진 전 상황
D-7
아내가 아기 이마가 좀 뜨겁다고 열이 나는 것 같다고 한다. 평소에도 그런 소리를 자주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혹시나 하고 체온계로 재보니 39도다 헉
주말에 바깥 나들이 다녀오고 나서부터 감기가 들어서 고열이 스물스물 올라온 걸까? 집에 있던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음성이었다, 일단 해열제를 먹이고 회사에 연차낸 후 집에서 육아하기로 했다.
D-6
해열제 먹이면 37.5도 정도 내려갔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38.5,,, 39도 가까이 열이 올라간다. 고열 외에는 다른 코로나 증상은 전혀 없었다. 목 부은것도 없어 보이고 기침 가래 콧물 증상도 전혀 없었다.
아기라 자기상태 설명은 잘 못하지만 아마 조금만 어디 불편했으면 아프다고 했을 성격이라… 그리고 고열은 있는데 그와중에 컨디션은 전혀 문제없이 하하호호 웃으면서 신나게 잘 뛰어놀고 있었다.
D-5
오늘은 출근도 해야하고 어린이집 등원도 보내야 해서 아침에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해보았다. 엥? 근데 왠걸 아기 검사에서 두줄이 나오는 것이다. 것도 시험용액을 뿌리자마자 퍼져나가면서 거의 동시에 두줄이 뜨는 엄청 빠른 속도로
공식적인 확진 진단은 병원 신속항원 양성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다. 그런데 병원 신속항원 검사는 또 음성이 나온다.
전에도 한 번 이런적이 있었는데 한달 전쯤인가 자가키트로 두 줄이 나와서 다른 자가진단키트 하나 더 해봤더니 한줄 음성, 병원가서 신속항원 검사 받았더니 음성,,,, 결국 코로나 증상도 없었고 아니었던 걸로 넘어갔었다.
PCR 검사대상자가 아니어도 의사소견서를 첨부하면 검사를 받을 방법이 있기에 상황이 애매하니까 의사소견서를 달라고 말씀드려서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았다.
D-4
아침 8시 1분에 어제 검사한 아기의 PCR 검사결과가 양성이라는 안내문자가 도착했다. 두둥…
아 결국 코로나였구나 다행히 아기가 고열 외에 다른 코로나 증상은 없었고 어제 병원 신속항원 받으러 가면서 약처방도 받아왔었기에 추가로 병원방문을 할 일은 없었다.
이미 며칠간 집에서 아기 가정보육을 한지라 사실상 방역 수칙이나 격리의 의미가 없었지만 아내까지 옮기지 않기 위해 이때부터라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D-3
아기 확진소식을 듣고 기분탓인지 목이 살짝 부은 느낌이 난다. 감기걸릴때 초기 증상처럼… 그거 외에는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D-2
아기도 이제 열도 다 내려서 멀쩡해 졌고 나나 아내도 별다른 코로나 증상없이 이대로 넘어가나 싶었다. 주말이 지나면 다시 회사 복귀를 해야했기에 출근전 음성확인을 위해 병원 신속항원과 보건소 PCR 검사를 받고왔다.
목 살짝 부었나? 싶은 정도의 미약한 느낌외엔 다른 이상 증세는 전혀 없었기에 검사결과도 당연히 음성이 나왔다.
D-1
어제 검사한 PCR도 음성으로 확인됐다. 나는 코로나19 안걸리는 인간항첸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아기도 말짱히 회복되었고 격리도 거의 끝났으니 우리가족 코로나는 이렇게 지나가는가보다고…
컨디션도 완전 멀쩡해서 어제는 가슴운동 오늘은 하체운동 웨이트까지 빡시게 해주셨다. 이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줄이야…
코로나 확진 당일
밤에 자면서 이상하게 으슬으슬 추운 느낌이 들어서 잠결에 이불을 덮어쓰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몸살기가 느껴지길래 체온을 재보니까 거의 39도에 가깝게 고열이 나고 있었다.
아니 어제까지 멀쩡하다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뭐지? 어리둥절하면서 자가키트를 한번 검사해보니 한줄 음성 비도 오는데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 검사를 하니 두줄 양성이 나와 확진판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가 나오자 의사 선생님이
ㅇㅇㅇ씨? 음 오늘은 양성이네요
이렇게 얘기하심 ㅋㅋㅋㅋ 요즘 검사받으러 얼마나 자주 왔으면 ㅋㅋㅋ
오늘은 코로나 증상이 확연히 나타났기에 신속항원에서 또 음성나오면 보건소 PCR 까지 받을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비도 오고 몸도 힘든데 또 멀리 안가게 되었다.
집에있는 해열제를 먹을까 하다가 코로나19인지 확진여부 확인하고 어차피 병원가면 제대로 약처방 받을테니 그거 먹자는 생각으로 참고 있었다.
그러나 처방받은 약을 먹어도 체온은 잘 내려가지 않았고 39도를 육박하는 고열은 지속되었다. 고열이 생기니 오한과 몸살기운이 같이 따라오고 약간의 두통과 현기증, 그리고 소화도 문제가 생기는지 설사도 했다.
확진 후 코로나 증상
D+1
약을 먹었는데 잠이 사르르 오고 그런게 없어서 밤에도 늦게까지 잘 잠들지 못했다. 그리고 확진 전에 웨이트 운동한 부위들이 근육회복이 안되고 10배의 근육통으로 되돌아왔다.
특히 하체근육 후덜덜한 상태로 회복이 안되니 제대로 걷기 어려울 정도 한발짝 한발짝 힘겹게 내딛이며 아유 언제 낫나 싶었다.
목아프거나 기침하는건 없어서 일단 고열부터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처방약에 없는 성분으로 된 다른 해열제를 구입하여 약먹는 간격 사이에 추가로 복용했다.
안되면 냉수찜질이라도 해서 체온 낮춰야지 마음의 준비까지 했다. 고열상태로 있으려니 도저히 힘들어서
동그란 하얀색 알약이 처방전에 들어있는 아미세타정 325mg 으로 대표적인 해열제 성분인 아세트 아미노펜 계열이다.
이것은 종근당의 터논 이라는 해열제로 덱시부프로펜 계열의 성분으로 들어가 있다. 엥 근데 새로운 해열제 한두번 먹자마자 체온이 금방 내리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ㅎㅎ
체온이 내려가니까 몸살 기운과 오한도 싹 없어지고 금새 다나은듯 개운한 컨디션을 느꼈다. 웨이트 운동부위의 근육통도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D+2
고열이 사라지니 한층 살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은 또 살짝 가래가 끼려는 조짐이 보인다. 목 깊숙히 들러붙어서 잘 나오지도 않는데
토하듯이 강하게 헛구역질 기침을 하니까 겨우 훅 하고 떨어져 나오는데 크기도 크고 매우 끈끈한 녀석이다.
같이 처방해준 약 중에 기침이 나오면 먹으라고 한 이 코대원 시럽이 있었는데, 그동안 안먹다가 이날부터 먹기 시작했다.
왠지 이날부터 하루종일 온몸을 휘감는 약기운에 비몽사몽했는데, 알고보니 이 시럽이 원인이었다.
약봉지를 보니 코대원에스시럽 밑에 운전 주의하세요 써있구만… 먹으면 잠오는 약이라는 소리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약기운에 잠 좀 푹자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내심 반기기도 했다. 몸살기운 심할때도 이거먹고 약기운에 잠좀 퍽 잘걸 그랬네
D+3
더이상 고열이 올라오지도 않아서 추가로 구입한 해열제 복용도 그만뒀다. 방에서 가족들과도 격리하며 책보고 쉬다가 밥넣어주면 먹고 약먹고 약기운에 사르르 자고를 반복했다.
이렇게 온전히 푹 쉬는것도 꽤 괜찮구만 가래기침이 살짝 나오긴 했는데 코대원 시럽의 약효가 매우 강력해서 억제되는 느낌이다.
먹고 자고 일어나면 목이 매우 건조하게 말라붙어 있다. 진해거담제의 성능이 목이랑 가래를 통째로 바짝 지져서 없애버리는 느낌이랄까;;;
D+4
얼추 코로나 증상도 거의 다 지나간 듯 하다. 목에 실제로 증상이 있어서인지 코대원 시럽의 약효 때문인지 말을 하면 목소리가 굉장히 푹 잠겨있긴하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감기 엄청 심하게 걸릴걸로 생각되게 실제로는 거의 다 나아서 몸에 딱히 불편한 부분 없는 상태가 되었다.
D+5
체중을 재보니 한 3키로가량 줄어있다. 딱히 입맛없다고 끼니 거르고 그런것도 없었는데.. 덕분에 몸에 노폐물도 싹 빠지고 가벼워진 느낌이다. 강제로 단식수행? 디톡스? 같은거 한거마냥 ㅎㅎ
미각상실 같은 증상은 없었지만 어쩌다가 뜬금없이 쓴 맛이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 아닌가 싶다.
D+6
격리 마지막 날. 코로나 확진 일주일도 이렇게 지나갔다. 아기한테 같이 옮았던 만큼 주증상이 고열로 비슷했고 그 밖에 별다른 증상은 심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코로나 증상 이정도면 뭐 감기몸살 한번 걸리는 것과 큰 차이 없는정도? 로 생각되네. 첫날 잘드는 해열제를 좀 더 빨리 먹었다면 훨씬 수월하게 지나갔을수도.
후유증도 딱히 없을 것 같지만 혹시나 뭔가 겪게 되면 업데이트 해놓아야겠다. 뒤늦게 코로나19 확진받고 몸소 적어본 증상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