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파열은 무조건 수술이 답이 아니다. 파열 크기, 환자 나이, 증상 지속 기간, 기능 손실 정도에 따라 보존치료만으로 충분히 회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깨 통증의 원인이 회전근개파열로 확인됐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 – 핵심 판단 기준을 데이터와 함께 정리했다. 실제 임상에서 전문의들이 적용하는 기준을 이해하고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 대신 근거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 – 부분층 파열과 완전층 파열의 차이부터
어깨를 움직이는 네 힘줄(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 묶음이 회전근개다. 이 구조가 찢어지는 회전근개파열은 50대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며, 70세 이상 무증상 성인의 약 50%가 영상검사에서 파열 소견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즉, MRI에 파열이 보인다고 해서 전부 치료 대상인 건 아니다.
파열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힘줄 두께의 일부만 손상된 부분층 파열(partial thickness tear)과,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전층 파열(full thickness tear)이다. 전층 파열은 다시 크기에 따라 소파열(1cm 미만), 중파열(1~3cm), 대파열(3~5cm), 광범위 파열(5cm 이상)로 분류된다.
파열이 주로 발생하는 힘줄은 극상근(supraspinatus)으로, 전체 회전근개파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극상근은 팔을 옆으로 들어올리는 동작(외전)을 주도하며, 파열 시 팔을 60~120도 범위로 들어올릴 때 통증이 집중되는 ‘통증 아크(painful arc)’ 증상이 나타난다. 극하근과 소원근 파열이 동반되면 외회전 근력 저하가 두드러지고, 견갑하근 파열은 내회전 기능에 영향을 준다.
파열 크기는 치료 방향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인자다. 소파열과 중파열은 보존치료로 기능 회복률이 상당하지만, 대파열 이상에서는 수술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부분층 파열은 대부분 보존치료가 1차 선택지다. 힘줄 두께의 50% 이상이 손상된 고도 부분층 파열은 전층 파열에 준해 평가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보존치료가 우선인 경우 – 구체적 조건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대에 오를 필요는 없다. 다음 조건에 해당한다면 3~6개월 보존치료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국제 정형외과 가이드라인의 공통된 권고다.
- 부분층 파열 또는 전층 소파열(1cm 미만)
- 외상 없이 서서히 발생한 만성 퇴행성 파열
- 60세 이상 저활동성 환자로 일상생활 기능 저하가 주 불편 증상인 경우
- 6주 이상의 적극적 물리치료를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경우
보존치료의 핵심은 운동치료다. 회전근개 강화 운동과 어깨 안정화 근육 훈련을 병행하면 파열 힘줄 자체가 아닌 주변 근육의 보상 기능을 높여 통증을 줄이고 가동 범위를 회복시킨다. NSAIDs 단기 투여와 초음파 유도 스테로이드 주사는 초기 통증 관리에 병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운동치료 프로그램은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0~4주)는 통증 완화와 관절 가동 범위 회복에 집중하며, 진자 운동(pendulum exercise)과 수동적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2단계(4~8주)는 등척성 근력 강화 운동을 추가해 통증 없이 근육을 활성화하는 단계다. 3단계(8주 이후)는 탄성 밴드를 활용한 동적 강화 운동으로 어깨 안정화 근육(전거근, 승모근 하부) 강화까지 포함한다. 물리치료사의 지도 아래 진행하는 게 독자 운동보다 효과가 현저히 높다.
체외충격파 치료(ESWT)도 보존치료 옵션 중 하나다. 힘줄-뼈 접합부의 석회화를 동반한 파열에서 특히 효과가 보고되며, 조직 재생 촉진 효과가 있다. 주 1~2회, 3~5회 시행을 기준으로 사용된다. 다만 급성 염증기에는 적용을 피해야 한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연구팀(Kukkonen et al.)이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2015)에 발표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소·중파열 환자 167명을 수술군·물리치료군·운동치료군으로 나눠 1년 추적한 결과 세 그룹 간 기능 회복 점수(Constant score)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수술이 반드시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근거다. 이 연구는 보존치료를 충분히 시도하지 않고 수술로 직행하는 관행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자주 인용된다.
수술이 필요한 신호 – 이 경우는 서두르는 게 낫다
보존치료의 한계도 분명하다. 아래 상황에서는 수술을 지체할수록 파열이 진행되고 힘줄 퇴축·지방 변성이 심화돼 수술 예후가 급격히 나빠진다.
▲ 급성 외상(낙상·충돌)으로 발생한 전층 파열은 수술 시기가 결과를 좌우한다. 외상성 파열은 힘줄 조직 질이 비교적 좋아 조기 수술 시 재부착 성공률이 높다. 특히 40~50대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서는 6주 내 수술이 권고된다.
▲ 3개월 이상 적극적 보존치료에도 통증과 기능 장애가 지속된다면 수술 전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노르웨이 비케란 병원 Moosmayer 교수팀이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2019)에 발표한 10년 추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 초기 수술군이 보존치료군보다 10년 시점 기능 점수(ASES score)에서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87.7 vs 77.8점, p=0.01). 단, 이 결과는 전층 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 힘줄 퇴축과 지방 변성은 수술 예후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MRI에서 Goutallier 분류 3~4등급(지방 변성이 근육의 50% 이상)이 확인된 경우, 수술로 힘줄을 재부착해도 생체역학적 기능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 이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파열(3cm 이상)이나 완전 힘줄 단열, 뚜렷한 근력 저하가 동반된 경우, 운동선수나 육체노동 직종처럼 어깨 기능 요구도가 높은 환자도 수술 우선 고려 대상이다. 야구·수영·테니스 선수처럼 어깨 반복 회전 동작이 많은 스포츠 종사자는 소파열이라도 조기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vs 보존치료 – 핵심 판단 기준 비교
| 판단 항목 | 보존치료 우선 | 수술 고려 |
| 파열 유형 | 부분층 파열, 전층 소파열(1cm 미만) | 전층 중·대파열(1cm 이상), 광범위 파열 |
| 발생 원인 | 만성 퇴행성, 서서히 진행 | 급성 외상(낙상·충돌) |
| 증상 기간 | 6개월 미만, 보존치료 미시도 | 3개월 이상 보존치료 실패 |
| 환자 나이 | 60세 이상, 저활동성 | 40~60대, 활동성 높음 |
| 기능 요구도 | 일상생활 수준 | 운동선수, 육체노동자 |
| 근력 저하 | 경미하거나 없음 | 뚜렷한 근력 저하 동반 |
| 지방 변성 | Goutallier 0~1등급 | Goutallier 2등급 이상 진행 전 |
관절경 수술은 최소 절개로 파열된 힘줄을 재부착하는 방식이다. 수술 성공률(해부학적 치유율)은 파열 크기와 반비례한다 – 소파열 약 90%, 중파열 75~80%, 대파열 50~60%, 광범위 파열은 40% 미만으로 떨어진다. 수술이 치료의 끝이 아니라 재활의 시작임을 기억해야 한다. 완전한 기능 회복에는 수술 후 최소 6~12개월의 재활이 따른다.
수술 후 재활 일정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수술 직후 4~6주는 팔걸이를 착용한 고정기로, 수동적 운동만 허용된다. 6~12주 사이에 능동 보조 운동이 시작되고, 3~6개월 사이에 근력 강화 단계로 진입한다. 일상 복귀는 3~4개월, 스포츠 복귀는 6~9개월을 기준으로 본다. 이 긴 재활 기간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수술 선택에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재파열 위험 인자는 고령, 파열 크기, 지방 변성 정도, 근육 위축이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수술 전 전문의와 재파열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상담하는 게 현실적이다. 광범위 파열에서 관절경 봉합이 불가능한 경우 상완이두건 이전술, 광배근 이전술, 역형 인공관절 등 대안적 수술 방식도 선택지에 포함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회전근개파열은 자연 치유가 되나?
부분층 파열은 일부에서 자연 회복이 보고되지만, 전층 파열은 힘줄 자체가 재생되지 않는다. 다만 주변 근육의 보상 기능 강화로 기능적 회복은 가능하다. 핀란드 연구(2016)에서 소파열 환자 중 21%는 1년 내 MRI상 파열 크기가 감소했지만, 반대로 30%에서는 오히려 진행됐다. 정기적인 영상 추적(6개월마다 MRI 또는 초음파)이 필요한 이유다. 무증상이라도 파열이 진행 중일 수 있으므로, 한 번 진단 이후에는 주기적인 재평가가 원칙이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장기적으로 맞아도 되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초기 통증과 염증 억제에 유효하지만, 반복 시행은 힘줄 조직을 약화시켜 파열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통상 3개월 간격으로 최대 2~3회 이내를 권고한다. 주사 효과가 일시적이고 기능 개선 없이 통증만 반복된다면 수술 여부를 재검토할 시점이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대신 자가혈소판풍부혈장(PRP) 주사가 힘줄 재생 촉진 목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효과가 일관되게 확인된 상태는 아니다.
초음파 검사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나?
초음파는 회전근개 파열을 빠르고 저렴하게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파열 범위 전체, 힘줄 퇴축 정도, 지방 변성 수준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는 MRI가 우월하다.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등도 이상 파열에서는 MRI가 사실상 필수다. 초음파는 경과 관찰과 주사 유도에 더 적합하다. 특히 힘줄 퇴축 정도를 평가하는 데 MRI의 관상면(coronal) 영상이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다.
보존치료 중 어떤 동작을 피해야 하나?
보존치료 기간에는 파열을 악화시킬 수 있는 동작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을 머리 위로 반복적으로 올리는 동작(오버헤드 동작), 무거운 물건을 팔을 펴서 들어올리는 동작, 어깨에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수영의 자유형·배영, 테니스 서브, 야구 투구 동작도 회전근개에 부하가 집중되므로 치료 기간 중 자제해야 한다. 반대로 가벼운 걷기와 팔을 몸통 옆에 붙인 상태의 일상 동작은 대부분 허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