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집구석)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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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구절 중 하나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문학 사상 가장 유명한 첫문장으로 손꼽히기도 한다는데, 그래서 문학에 조예가 없는 나같은 사람이 봐도 뇌리를 관통할 정도의 임팩트를 느낄 정도였다.

이 문장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로 할 수 있겠는데, 이 또한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과 경험에 빗대어서 느낄 것 같다. 사실 톨스토이가 이 작품에서 나타내는 바는 봉건주의 > 사회주의 변혁기인 제정 러시아 시절에 변화가 위험할 수 있다는 보수적 관점의 암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시대상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고 어느정도 나이를 먹다 보면 흔히 자신과 주변에서 보게되는 가정의 모습들만으로 이 문장이 얼마나 찰떡같은지 느낀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다고 했다. 어떻게?

부모가 정신적, 물질적으로 여유롭고 밝고 즐겁게 노는 아이. 같이 알콩달콩 어울리는 모습. 딱 그뿐이다. 소확행이라는 말처럼, 하루하루 일상에서 사소한 것에도 같이 웃으면서 겉으로 보기엔 평범할지언정 마음 속은 꽉차고 충만한 유대감을 가진 가족이다.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어떻게?

앞서 말한 행복한 가정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외에서 자꾸 무언가를 갈구한다. 그리고 그것이 불행한 가정의 원인이 된다. 가만히 같이 맛있게 식사하고 같이 웃으며 얘기하고 같이 즐겁게 놀면 그게 행복인데 거기서 찾지 않고 다른 신기루같은 걸 쫓는 것이다.

부동산이나 주식투자 같은 금전적인 관점에서 FOMO가 와서 소외감으로 시도때도 없이 부부가 서로의 자존감을 긁으며 너때문에 망했다는 식으로 싸운다던지, 애 교육 등 양육 문제로 서로를 탓하면서 으르렁대고 그런 신경질을 아이에게까지 부린다던지, 끊임없이 다른 아내/남편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러고 사나 신세한탄을 한다던지 등등…..

물론 알콜 중독, 외도, 폭력 같은 중차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야 말해서 무엇하리. 그런 극단적인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보통의 불행한 가정>의 모습을 얘기하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뭔가 부족해서 얻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결국 본인의 삐뚤어진 탐욕이나 허세에서 나온 것이고, 그 결핍을 상대방에게 화살을 돌림으로써 싸우고 집안 분위기 개차반나는게 애한테도 영향을 끼치고….

이렇게 보면 사실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고 했지만, 이유가 뭣이든간에 불행한 가정들을 관통하는 공통점도 있다. 바로 만족과 감사를 모른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인생의 동반자와 반려자, 그리고 그 사람과 낳은 사랑스러운 자식. 여기서 정상적인 행복한 가정이라면 그래서 나는 너무 행복해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불행한 가정에서는 돈없는 얘랑 만나서 이것도 못사고 자식한테 이것도 못해주고, 외모가 떨어지는 얘랑 만나서 부끄럽고 비교되고, 성격이 이모양인 얘랑 만나서 매일 힘들고 마음 답답하고… 이런 갖가지 생각으로 ‘불행한 이유’를 스스로 찾는다.

그리고 마음속 응어리를 서로에게 아낌없이 발포함으로써 점점 더 지랄맞은 관계로 나아가고 집안 꼴은 파국의 나락으로 떨어져 간다.

왜 드라마나 영화같은데 보면 전하고 싶은데 타이밍이 안맞아서 또는 용기를 내지 못해서 주인공이 가슴속에 담아주는 장면 같은게 많이 보인다. 현실에서는 담아둬야 될 얘기는 커녕 하지 말아야 될 얘기,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생각조차 안하고 뇌를 거치지 않은 얘기들을 마구 입 밖으로 쏟아내니까 그런 상처들이 모여서 서로 트라우마를 쌓아주고 집을 지옥으로 바꾸는 것이다.

망할집구석 시리즈는 내 이야기 그리고 남의 이야기 할 것 없이 이시대를 사는 개같은 집구석들의 모습을 토로해보는 연재글을 써보고자 한다. 그렇게 하면 내 속은 조금은 풀릴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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