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유산균을 고를 때 1000억 숫자만 보고 있진 않은가.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료도 CFU가 높다고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며, 효과는 균주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한다. 균주별 연구 차이, CFU 숫자의 의미, 복용 주의사항까지 정리했다.
균주 특이성 – 같은 유산균도 효과가 다르다
‘균 수가 많으면 좋다’는 건 가장 흔한 오해다.
같은 종이라도 균주가 다르면 한 균주의 연구 결과를 다른 균주에 그대로 옮길 수 없다. Lactobacillus rhamnosus GG와 GR-1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GG는 주로 설사 관련 연구가, GR-1은 여성 질 건강 관련 연구가 이뤄졌다. 제품 라벨에서 ‘락토바실러스 OO억 마리’만 확인하면 안 된다.
- 속명 Lactobacillus, Bifidobacterium처럼 가장 큰 분류
- 종명 rhamnosus, acidophilus처럼 그 안의 종류
- 균주명 GG, BB-12처럼 개별 균을 가리키는 구체적 명칭
세 가지가 모두 적혀 있으면 연구 자료와 대조해 보기 쉽다. 다만 균주명 표기가 효과를 보증하거나 모든 제품에 의무인 것은 아니다. 식약처 고시에 오른 19종은 균 ‘종’의 수이지 특정 균주 19개가 아니고, 같은 종 안에서도 균주별 연구 근거는 천차만별이다.
적정 CFU – 많다고 좋은 게 아닌 이유
식약처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의 하루 섭취량 기준은 1억~100억 CFU다.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제품 기준일 뿐, 100억을 먹으라는 권장량이나 넘으면 위험하다는 상한은 아니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도 프로바이오틱스 항목은 없다.
NIH는 분명히 밝힌다. “더 높은 CFU가 반드시 더 나은 건강 효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PMC에 실린 2012년 메타분석에서도 10억~100억 CFU를 쓴 연구 묶음이 1000억 이상 묶음보다 결과가 좋았는데, 이 비교는 읽을 때 한계가 있다.
- 서로 다른 연구를 묶은 비교 74개 연구는 질환도 균주도 제각각이었다.
- 용량만 바꿔 본 실험이 아님 같은 조건에서 용량만 달리한 결과가 아니라서, 고용량이 효과 없다는 증거로 쓸 수 없다.
- 남는 결론 숫자가 크다고 반드시 더 낫지는 않다는 것까지다.
과민성장증후군 여성 362명이 4주 동안 B. infantis 35624 캡슐을 먹은 2006년 연구에서는 1억 CFU군만 위약보다 나았다. 100억 CFU군은 캡슐 제형 문제가 보고돼, 고용량이 실패했다고 일반화하기 어렵다.
게다가 2020년 미국소화기학회(AGA) 지침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연구 목적의 임상시험이 아니면 권하지 않는다. 증상이 이어지면 제품보다 소화기 진료가 먼저다.
투입균수와 보장균수 구분도 중요하다. 실제로 중요한 건 유통기한까지 살아있는 보장균수다.
증상별로 연구된 균주와 임상 근거
모든 유산균이 모든 증상에 효과 있는 건 아니다.
항생제 관련 설사에서는 LGG와 Saccharomyces boulardii가 많이 연구됐다. ESPGHAN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는 2023년, 항생제 관련 설사 위험이 있는 아이에게 의료진이 이 두 균을 하루 50억 CFU 이상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성인 모두에게 쓰는 권장량이 아니고, S. boulardii는 국내 고시형 유산균과 다른 효모 원료다.
- LGG 연구 묶음 12개 무작위대조시험을 묶은 분석에서 항생제 관련 설사 발생률이 22.4%에서 12.3%로 낮았다. 다만 연구마다 하루 4억~1,200억 CFU로 용량이 제각각이라, 모두에게 맞는 정해진 용량은 없다.
- S. boulardii와 약 효모라서 항생제(세균을 죽이는 약)의 직접 영향은 덜 받지만, 항진균제(곰팡이균을 죽이는 약)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C. difficile 장염 1994년 임상시험에서 특정 환자군에게 표준 항생제와 함께 쓴 S. boulardii가 재발을 줄였다. 하지만 AGA는 C. difficile 감염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임상시험 안에서만 쓰도록 권고한다. 설사가 심하거나 열, 복통이 있으면 진료와 표준 치료가 먼저다.
과민성장증후군에는 B. infantis 35624가 연구됐다. 다만 미국소화기학회 AGA는 대부분의 소화기 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 권고를 유보 중이다. 영아 산통에는 L. reuteri가 가장 많이 연구됐지만, 아기 배앓이는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먼저다.
| 증상이나 목적 | 연구된 균주 | 알아둘 점 |
|---|---|---|
| 항생제 관련 설사 | LGG, S. boulardii | 연구마다 용량이 다르다. 아이는 의료진이 판단한다 |
| 과민성장증후군 | B. infantis 35624 | 한 캡슐 제형의 연구다. AGA는 임상시험 밖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
| C. difficile 재발 | S. boulardii | 진료와 표준 치료가 먼저다 |
| 변비 | B. lactis BB-12 | 모두에게 맞는 용량 근거가 부족하다. 오래가면 진료를 받는다 |
유산균보다 진료가 먼저인 증상
- 심하거나 계속되는 복통
- 혈변
- 이유 없는 체중 감소
- 계속되는 설사나 심한 변비
이런 증상이 있으면 제품을 바꿔 가며 버티지 말고 진료를 먼저 받자.
주의해야 할 사람들 – 모두에게 안전하지 않다
건강한 성인에게 부작용은 대개 가스, 복부팽만 정도다. 하지만 특정 그룹에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경고한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75세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패혈증 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다.
FDA도 2023년 미숙아에게 프로바이오틱스 투여 시 감염 위험을 경고했다. 대상별로 나누면 이렇다.
- 미숙아 보호자가 임의로 먹이지 않는다.
- 항암 치료, 장기 이식, 면역억제제 사용 중 먹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한다.
- 중심정맥관 삽입, 중증 질환으로 입원 중 역시 담당 의료진 판단이 먼저다.
- 건강한 성인 먹다가 이상 반응이 생기면 중단하고 상담한다. 건강기능식품 이상 반응은 식품안전나라에 신고할 수 있다.
- 어린이와 고령자 건강한 고령자까지 모두 피할 필요는 없다. 어린이는 제품에 표시된 섭취 대상 연령부터 확인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기능식품이지 의약품이 아니다. 보조요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라벨 읽는 법
마트에서 유산균 제품을 집어들었을 때 뒷면 라벨에서 확인해야 할 항목이 있다. 핵심은 세 가지다.
- 균주명이 전부 적혔는지 ‘Lactobacillus’ 같은 속명만 적혀 있으면 연구와 대조하기 어렵다. ‘Lactobacillus rhamnosus GG’처럼 속명, 종명, 균주명이 모두 있어야 한다. 균주명은 해당 균의 ‘주민등록번호’와 같다. 종명까지만 적고 균주명을 빼는 제품은 어떤 연구와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 보장균수가 얼마인지 ‘제조 시 투입균수’와 ‘유통기한까지 보장균수’는 완전히 다르다. 제조 시 1000억을 넣어도 유통기한에 남아있는 게 10억이면 10억짜리 제품이다.
- 부형제와 첨가물 설탕, 합성감미료, 인공색소 같은 첨가물이 들어 있는지 원재료명을 보자. 이런 첨가물이 장내 미생물 균형을 해친다는 사람 대상 근거가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알레르기가 있거나 당을 줄이고 싶다면 꼭 볼 부분이다.
이 세 가지만 확인해도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고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균종 수도 과신하지 말자. 한국소비자원이 2020년 시판 제품 15개를 시험했더니, 3종 이상 균을 함유했다고 표시한 제품 대부분이 실제로는 1~2종에 편중돼 있었다. 다만 15개 제품 모두 표시 균수와 안전 기준은 충족했다.
라벨 기준으로 본 유산균 제품 예시
위의 세 가지를 실제 라벨에 대 보면 이렇다. 두 제품 모두 국내 건강기능식품이고, 표시 내용과 가격은 2026년 10월 1일 제조사 공식몰 기준이다.
균주 코드까지 읽고 싶다면, 듀오락 골드
쎌바이오텍 듀오락 골드를 세 기준으로 보면 이렇다. 공식몰 가격은 6만5천원이었다.
- 균주명 CBT-ST3, CBT-LA1, CBT-LR5, CBT-BL3, CBT-BG7, CBT-BF3 여섯 가지 코드가 적혀 있다. 균주별 CFU는 공개하지 않는다.
- 보장균수 1일 1회 2포(5g)에 총 100억 CFU, 2.5g 60포가 한 상자다.
- 첨가물과 알레르기 우유와 대두가 들어 있다.

성분표까지 따져 본다면, 듀오락 바이오가드
같은 회사의 듀오락 바이오가드는 골드와 균수, 성분 구성이 다르다. 공식몰 가격은 2만9,800원이었다.
- 균주명 CBT-BR3, CBT-BF3, CBT-ST3, CBT-SL6, CBT-LA1, CBT-LR5, CBT-LP3 일곱 가지 코드가 적혀 있다.
- 보장균수 1일 1포(2.5g)에 50억 CFU 이상, 30포가 한 상자다.
- 추가 성분과 알레르기 아연 8.5mg과 비타민 D 10µg이 들어 있어 종합영양제와 겹치는지 봐야 한다. 우유와 대두도 들어 있고, 고칼슘혈증이 있거나 약을 먹는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주의가 적혀 있다.

100억과 50억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근거는 없다.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가 표시할 수 있는 기능성은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배변활동 원활,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까지이고, 두 제품 모두 질병 예방이나 치료용이 아니다. 위의 주의 대상에 해당하면 의사와 먼저 상의하자.
FAQ 자주 묻는 질문
Q. 유산균은 언제 먹는 게 좋을까?
모든 제품에 공통인 공식 복용 시각은 없다. 제품에 적힌 섭취 방법을 따르면서 매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항생제와 유산균을 같이 먹어도 될까?
정해진 답은 없다. 흔히 말하는 ‘2시간 간격’도 모든 균주에 통하는 공식 규칙은 아니다. 다만 항생제와 항진균제(곰팡이균을 죽이는 약)는 일부 유산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처방받을 때 유산균을 먹고 있다고 알리고 의사나 약사 안내를 따르자.
Q. 냉장 보관 제품이 더 좋을까?
냉장 제품이라고 더 좋은 건 아니다. 냉장 보관이라고 적힌 제품은 냉장고에, 서늘한 곳이라고 적힌 제품은 실온의 서늘한 곳에 두면 된다. 균 종류보다 그 제품의 보관 표시가 기준이다.
Q. 프리바이오틱스도 같이 챙겨야 할까?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와 올리고당이다. 마늘, 양파, 바나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식품에 든 이눌린, 프락토올리고당(FOS), 갈락토올리고당(GOS)이 대장에서 발효되며 단쇄지방산을 만들고, 이 물질은 장벽 유지와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둘을 합친 제품을 신바이오틱스라고 부르지만, 함께 넣었다고 효과가 더 커진다는 보장은 없다. 김치나 요거트 같은 발효식품도 든 균과 양이 제각각이라, 채소와 통곡물, 콩류로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는 식단이 먼저다.
참고 자료
- [NIH ODS] Probiotics Fact Sheet for Consumers
- [식약처, 2026년 6월] 고시 제2026-43호
- [Am J Gastroenterol, 2006] B. infantis 35624 용량별 시험
- [2012 메타분석] 위장 질환에 대한 프로바이오틱스 효과
- [AGA, 2020] 위장관 질환의 프로바이오틱스 사용 지침
- [ESPGHAN, 2023] 소아 소화기 질환의 프로바이오틱스 입장문
- [NIH NCCIH] Probiotics: Usefulness and Safety
- [FDA, 2023] 입원 중인 미숙아의 프로바이오틱스 사용 경고
- [한국소비자원, 2020]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15개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