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성분이라 안전하다”는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제 간손상 사례와 연구 데이터로 파헤쳐 본다. 녹차추출물부터 아슈와간다까지, 당신이 먹는 보충제의 숨겨진 위험성.
천연 보충제 부작용 없다는 믿음의 함정
건강기능식품 코너에 가면 ‘천연’, ‘자연유래’, ‘100% 식물성’ 같은 문구가 눈에 띈다. 이런 단어들이 주는 심리적 안도감은 상당하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약보다 자연에서 온 것이 더 안전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 사실 나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의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약물유발간손상네트워크 DILIN의 연구 결과가 충격적이다. 2004년에서 2013년 사이, 간손상 원인 중 천연보충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7%에서 20%로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다. 비바디빌딩용 천연보충제로 인한 간손상 환자 중 13%가 사망하거나 간이식이 필요했다. 일반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비율 3%와 비교하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간독성 유발 천연 성분 대표 사례
그렇다면 어떤 천연 성분들이 문제가 될까? 가장 많이 보고된 사례들을 정리해봤다.
▲ 녹차추출물(GTE) – 다이어트 보충제에 흔히 포함 ▲ 아슈와간다 – 스트레스 완화 목적으로 인기 ▲ 강황/커큐민 – 항염 효과로 각광받는 성분 ▲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 체중감량 제품에 자주 사용 ▲ 크라톰 – 진통 및 기분 개선 목적
특히 녹차추출물은 간독성 연구가 가장 많이 축적된 성분이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18년 체계적 검토를 통해 녹차추출물의 카테킨 성분인 EGCG가 하루 800mg 이상 복용 시 간손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시중 보충제 한 알에 EGCG가 얼마나 들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품마다 함량 편차가 크고, 라벨 표기가 부정확한 경우도 많다.
| 성분 | 주요 용도 | 간손상 패턴 | 위험 요인 |
|---|---|---|---|
| 녹차추출물 | 다이어트, 항산화 | 급성 간염형 | 공복 복용, 고용량 |
| 아슈와간다 | 스트레스 완화 | 담즙정체형 | 기존 간질환자 |
| 강황 | 항염, 관절 | 혼합형 | 장기 복용 |
| 가르시니아 | 체중감량 | 간세포 손상 | 복합 제품 |
녹차추출물 간손상 메커니즘과 연구 결과
녹차를 마시는 것과 추출물 보충제를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한 번 짚고 넘어가자.
전통적인 녹차 음용은 수천 년간 안전하게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고농축 추출물은 이야기가 다르다. 녹차 한 잔에 들어있는 EGCG는 50~100mg 정도지만, 보충제는 한 알에 400~800mg까지 들어있기도 하다.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이 1,075명의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12개월간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있다. 하루 843mg의 EGCG를 섭취한 그룹에서 간 효소 수치 이상이 6.7% 발생했다. 위약 그룹의 0.7%와 비교하면 약 10배 높은 수치다.
더 무서운 건 공복 상태에서 복용할 때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이다. 빈속에 녹차추출물을 먹으면 EGCG의 생체이용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간에 가해지는 부담도 함께 커진다.
2013년 하와이에서는 OxyELITE Pro라는 다이어트 보충제로 인해 급성 간부전 집단 발생 사건이 있었다. 젊은 남녀 7명이 황달과 심각한 간손상으로 입원했고, 이 중 2명은 긴급 간이식을 받아야 했다.
비바디빌딩 보충제 환자의 13%가 사망 또는 간이식 필요 (일반 약물 3%)
아슈와간다 간독성 최신 연구 동향
아슈와간다는 인도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에서 수천 년간 사용되어 온 허브다. 최근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개선 효과로 서구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2023년 Hepatology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인도 다기관 연구 결과가 심상치 않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아슈와간다 단일 성분 제품으로 인한 간손상 환자 8명을 분석했는데, 기존 간질환이 있던 3명 모두 급성-만성 간부전으로 사망했다.
연구팀이 환자들이 복용한 제품을 화학 분석한 결과, 오염물질이나 다른 독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순수하게 아슈와간다 성분 자체가 간손상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NIH의 LiverTox 데이터베이스는 아슈와간다를 간독성 등급 B로 분류한다. 이는 “임상적으로 명백한 간손상의 가능성이 높은 원인”이라는 의미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간경변이나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천연 보충제가 처방약보다 더 위험한 건가?
무조건 더 위험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처방약은 FDA 같은 규제기관의 엄격한 임상시험과 안전성 검증을 거친다. 반면 천연 보충제는 미국 기준으로 1994년 이후 도입된 신규 성분에 대해서만 안전성 자료 제출 의무가 있고, 사전 승인 없이 시판할 수 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Q2. 녹차를 마시는 것도 위험한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우려낸 녹차는 안전하다고 본다. EFSA 검토에서도 하루 녹차 5잔 이상 마셔도 간 효소 수치 이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위험한 건 고농축 추출물 형태의 보충제다. 녹차 한 잔의 EGCG 함량과 보충제 한 알의 함량은 5~10배까지 차이 난다.
Q3. 이미 복용 중인 보충제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모든 보충제를 끊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먼저 복용 중인 제품의 성분표를 확인하고, 이상 증상이 없는지 점검해보길 권한다. 특히 피로감, 식욕 저하, 소변 색 변화, 피부나 눈의 황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 수치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