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보충제는 부작용이 없다? 간독성 사례로 보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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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이라는 이름만 믿고 건강보조식품을 먹다가 간이 상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미국 간손상 연구 자료와 녹차 추출물, 아쉬와간다 사례로 천연 보충제의 간독성 실태와 안전하게 섭취하는 법을 알아본다.

천연 보충제 안전 신화의 붕괴

‘천연’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도감이 있다. 합성 약보다 자연에서 온 것이 더 안전할 거라는 믿음이다.

그런데 이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약물유발간손상네트워크 DILIN이 2004~2013년 미국 8개 전문센터에 의뢰돼 원인이 판정된 간손상 839건을 분석했더니, 보충제가 원인인 비율이 7%에서 20%로 거의 3배가 됐다. 미국 전체 발생률이나 복용자의 위험이 아니라, 전문센터로 온 간손상 환자 안에서의 비율이다.

같은 시기 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미국의 건강보조식품은 1994년 약 4,000종에서 2012년 55,000종 이상으로 늘었다(NEJM 2015 논문이 인용한 자료). 다만 시장 성장만으로 간손상 증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천연 보충제 간손상 응급실 통계

미국 CDC와 FDA가 2015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가 있다. 2004~2013년 미국 표본 응급실 자료로 추정하면, 건강보조식품 이상사례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한 해 평균 약 23,000건이었고 그중 약 2,154건이 입원으로 이어졌다. 간손상만이 아니라 심장 관련 증상, 삼킴 곤란 같은 여러 이상사례를 합친 수치다.

가장 심각한 건 사망하거나 간이식까지 가는 경우다. DILIN 자료에서 보디빌딩용이 아닌 보충제로 간손상을 입은 85명 중 13%가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받았다. 처방약으로 간손상을 입은 709명에서는 3%였다.

구분사망 또는 간이식주요 환자층
보디빌딩용이 아닌 보충제(85명)13%중년 여성
보디빌딩 보충제0%젊은 남성
처방약(709명)3%다양

보디빌딩 보충제는 황달이 오래갔지만 사망이나 간이식은 없었다. 반면 보디빌딩용이 아닌 보충제는 간세포가 손상되는 급성 간염 형태가 많았고, 중증 사례도 이 그룹에서 나왔다. 표의 비율은 이미 간손상으로 전문센터에 온 환자 안의 값이라, 보충제를 먹는 사람 전체의 위험으로 읽으면 안 된다.

다이어트 보충제 사례로는 2013년 하와이의 OxyELITE Pro 집단 발생이 있다. 처음 7명이 급성 간염으로 신고된 뒤 조사 대상이 늘었고, CDC 보고 시점까지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간이식을 받았다.

녹차 추출물 EGCG 간독성 연구결과

녹차가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농축 추출물은 다른 이야기다.

녹차 추출물(GTE)의 EGCG 성분이 문제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18년 검토에서 이렇게 결론 내렸다.

  • 우려낸 녹차: 대체로 안전하다고 봤다.
  • 보충제의 EGCG 하루 800mg 이상: 간손상 초기 신호인 간 수치 상승과 연관될 수 있다.
  • 800mg 미만: 이보다 적으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양은 정하지 못했다. 800mg은 안전 상한이 아니다.

녹차 한 잔이나 캡슐 한 알에 든 EGCG는 우리는 방법과 제품마다 크게 다르다. 농축 보충제를 먹는다면 라벨에서 EGCG 함량부터 확인하자.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이 폐경 후 여성 1,075명에게 1년간 녹차 추출물(EGCG 하루 843mg) 또는 위약을 먹게 했다. 간 수치(ALT)가 오른 사람은 녹차 추출물군 6.7%(36명), 위약군 0.7%(4명)였다.

더 놀라운 건 유전적 요인이다. DILIN이 녹차 관련 간손상 40건을 분석한 2021년 연구에서 유전자형을 확인한 환자의 72%가 HLA-B*35:01이라는 면역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위험과 연관된 표지일 뿐, 유전자 검사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아쉬와간다 간독성과 규제 사각지대

아쉬와간다는 인도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에서 쓰이는 허브다.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목적으로 서양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2023년 인도 다기관 연구팀이 《Hepatology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이 경고등을 켰다. 2019~2022년 아쉬와간다 단일 성분 제품과 관련된 간손상 환자 8명을 분석했는데, 기존 만성 간질환이 있던 5명 중 3명이 급성-만성 간부전으로 사망했다. 검사한 제품 시료에서는 오염 물질이 나오지 않았지만, 모든 제품의 오염이나 다른 원인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NIH LiverTox는 아쉬와간다를 드물지만 뚜렷한 간손상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B등급으로 분류하고, 간경변이나 진행된 만성 간질환이 있다면 피하라고 안내한다.

천연 보충제 섭취 전 확인사항

  • 간질환: 간경변, 지방간, 간염 같은 간질환이 있다면 먹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한다.
  • 먹는 약: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의사나 약사와 함께 확인한다. 처방약을 임의로 끊지는 않는다.
  • 성분표와 가짓수: 추출물 함량을 확인하고, 여러 보충제를 한꺼번에 먹지 않는다.
  • 음식 형태: 녹차는 농축 캡슐보다 차로 마시는 쪽이 낫다.
  • 이상 증상: 눈이나 피부가 노래지거나, 소변이 진해지거나, 심한 피로, 구역, 복통이 생기면 바로 먹는 것을 멈추고 진료를 받는다.

해외직구 제품은 성분 검증이 더 어렵다. 미국에서 보충제는 의약품처럼 시판 전 승인을 받지 않는다. 1994년 이후 새로 쓰이는 식이 성분은 출시 최소 75일 전에 FDA에 안전성 근거를 통지해야 하지만, 이는 승인과 다르고 제품 안전성 책임은 제조사가 진다.

천연 보충제 간독성 자주 묻는 질문

Q1. 천연 보충제를 먹고 있는데 간수치 검사를 받아야 할까?

모든 보충제에 정해진 검사 주기는 없다. 간질환이 있거나, 먹는 약이 있거나, 녹차 추출물, 아쉬와간다, 강황처럼 간손상 사례가 보고된 추출물을 오래 먹으려 한다면 간 수치(AST, ALT, 빌리루빈) 검사가 필요한지 의사와 상의하자. 검사가 정상이어도 이후 간손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니다.

Q2. 녹차를 마시는 것도 위험한가?

우려낸 녹차는 대체로 안전하다. 문제는 고농도 추출물이다. 캡슐 보충제라면 라벨의 EGCG 함량을 확인하자. 공복에 먹으면 몸에 들어오는 양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공복만 피하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Q3. 이미 먹고 있는 보충제가 있다면?

당장 모든 보충제를 끊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먹고 있는 제품의 성분표에서 녹차 추출물, 아쉬와간다 같은 추출물이 들었는지 확인하자. 피로감, 식욕 저하, 진한 소변, 피부나 눈이 노래지는 증상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멈춘 뒤 진료를 받자.

Q4. 보충제 부작용 의심되면 어디에 신고하나?

한국에서는 식품안전나라의 이상사례 신고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으로 알릴 수 있다. 병원 진료 때는 먹은 보충제 이름과 기간을 꼭 알리자. 정확한 진단에 필요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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