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검사 결과 해석의 함정
MRI 검사 후 ‘디스크 돌출’, ‘추간판 변성’ 같은 진단명을 들으면 누구나 불안해진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다. 허리 통증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들도 MRI를 찍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1994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기념비적인 연구가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Maureen Jensen 박사팀이 허리 통증이 전혀 없는 98명을 대상으로 요추 MRI를 시행했다.
▲ 52%에서 최소 1개 이상의 디스크 팽윤 발견
▲ 27%에서 디스크 돌출 확인
▲ 정상 디스크를 모든 레벨에서 보인 사람은 36%에 불과
무려 64%의 건강한 성인에서 디스크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통증도 없고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이상소견은 흔해진다
2015년 미국신경영상학회지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은 더 광범위한 데이터를 보여준다. 메이요클리닉 Waleed Brinjikji 박사팀이 33개 연구, 총 3,110명의 무증상 성인 데이터를 분석했다.
| 연령대 | 디스크 변성 | 디스크 팽윤 | 디스크 돌출 |
|---|---|---|---|
| 20대 | 37% | 30% | 29% |
| 30대 | 52% | 40% | 31% |
| 50대 | 80% | 60% | 32% |
| 60대 | 88% | 69% | 36% |
| 80대 | 96% | 84% | 43% |
60세 이상에서는 디스크 변성이 거의 90%에 달한다.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이러한 영상 소견들은 치료가 필요한 병적 상태라기보다 정상 노화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
MRI 기술이 워낙 민감해서 미세한 변화까지 다 잡아낸다. 하지만 보인다고 다 문제는 아니다.
무릎과 어깨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척추만 그런 게 아니다. 2020년 Skeletal Radi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115명의 무증상 건강한 성인 230개 무릎을 3.0T 고해상도 MRI로 촬영했다.
무려 97%의 무릎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반월상 연골 파열이 30%, 연골 이상이 62%, 골수 부종이 48%에서 확인됐다. 이들은 무릎 통증도, 부상 이력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어깨도 비슷하다. 1999년 독일 Tempelhof 박사팀이 50세 이상 무증상 성인 411명을 초음파 검사한 결과, 전체의 23%에서 회전근개 파열이 발견됐다. 80세 이상에서는 51%까지 치솟았다.
– 50대 – 13%에서 회전근개 파열 – 60대 – 20% – 70대 – 31% – 80대 이상 – 51%
이 모든 사람들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영상검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001년 조지타운대학교 Borenstein 박사팀이 흥미로운 추적연구를 발표했다. 무증상 상태에서 디스크 탈출이 발견된 사람들을 7년간 추적 관찰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이상 소견이 있던 사람들이 7년 후 허리 통증으로 고생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차이가 없었다.
영상에서 보이는 구조적 이상과 실제 통증 사이에는 생각보다 약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핵심은 ‘임상적 상관관계’다. 영상 소견이 환자의 증상, 신체검사 결과와 일치하는지가 중요하다. 디스크 돌출이 보여도 증상 부위와 맞지 않으면 그 소견은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
MRI 이상소견 FAQ 자주 묻는 질문
Q1. MRI에서 디스크 탈출이 나왔는데 수술해야 하나?
영상 소견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면 안 된다. 건강한 무증상인의 27%에서도 디스크 돌출이 발견된다. 수술 결정은 증상의 심각도, 보존적 치료 반응, 신경학적 결손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디스크 질환은 6주에서 3개월 내 보존적 치료로 호전된다.
Q2. 반월상 연골 파열 진단을 받았는데 수술이 필요한가?
무증상 성인의 30%에서 반월상 연골 파열이 발견된다. 2013년 NEJM 연구에서 퇴행성 파열에 대한 관절경 수술과 가짜 수술의 효과가 동일했다. 외상성 파열이나 심한 기능 저하가 아니라면 물리치료가 우선이다.
Q3. 퇴행성 변화가 계속 악화되면 어떡하나?
퇴행성 변화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60세 이상의 90%에서 디스크 변성이 보이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중요한 것은 영상 소견의 악화가 아니라 증상의 변화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체중 유지가 증상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MRI는 분명 훌륭한 진단 도구다. 하지만 영상에 보이는 모든 것이 ‘문제’는 아니다.
주름이 있다고 피부병이 아니듯, 디스크 변성이 있다고 다 허리병은 아니다. 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 지나친 불안에 빠지기보다, 담당 의사와 상담하며 증상과 영상 소견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