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씨슬 간 해독 효과, 정말일까? 대규모 임상시험이 밝힌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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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씨슬이 ‘간 해독’에 효과가 있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00년 넘게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인데, 과연 과학적으로 입증된 걸까.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와 생체이용률 문제를 살펴본다.

밀크씨슬이 간 건강 보충제로 인기 있는 이유

밀크씨슬은 엉겅퀴과에 속하는 식물로, 씨앗에서 추출한 실리마린이 핵심 성분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간과 담낭 질환 치료에 쓰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다.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가 나왔다. 항산화 작용, 세포막 안정화, 독소 차단, 단백질 합성 촉진, 항섬유화 효과까지. 실험실에서 간세포에 독소를 투여했을 때, 실리마린 처리군은 세포 손상률이 현저히 낮았다.

문제는 이 결과가 사람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느냐다. 실험실 환경과 인체는 완전히 다른 조건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광대버섯 중독 응급치료에 정맥주사용 실리비닌이 공식 승인되어 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고용량 정맥투여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일반인이 경구 복용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어떨까.

밀크씨슬 임상시험 결과 – 효과 없음 판정

가장 신뢰도 높은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한 SyNCH 연구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Michael W. Fried 교수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4개 의료기관에서 15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4주간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이었다.

대상자는 만성 C형간염 환자 중 인터페론 치료에 실패한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일반 용량의 3배(420mg), 5배(700mg), 위약 세 그룹으로 나눠 하루 3회 투여했다.

항목내용
연구기관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피츠버그대학교, 토마스제퍼슨대학교, 필라델피아의과대학
연구기간2008년 5월 ~ 2011년 3월
참여인원154명 (만성 C형간염 환자)
투약용량420mg, 700mg, 위약 (하루 3회)
게재저널JAMA (2012년 7월)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고용량 실리마린 투여군과 위약군 사이에 간 효소 수치(ALT) 개선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쉽게 말해 일반 복용량의 5배를 먹어도 가짜 약이랑 효과가 같았다는 뜻이다.

2019년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도 발표됐다. 역시 실리마린이 위약보다 낫지 않았다.

SyNCH 연구 결과 – ALT 수치 변화
위약
-4.7%
실리마린 420mg
-3.8%
실리마린 700mg
-5.1%
* 세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 없음 (p>0.05)

생체이용률 문제 – 먹어도 흡수가 안 된다

왜 세포 실험에서는 효과가 있는데 사람에게는 안 통할까. 가장 큰 원인은 생체이용률이다.

실리마린의 경구 생체이용률은 0.95~47%에 불과하다. 물에 대한 용해도가 50μg/mL 이하로 매우 낮고, 장에서 흡수된 후에도 빠르게 대사되어 배출된다. 담즙으로 배출되는 양이 혈중 농도의 약 100배에 달한다.

몰리제대학교(이탈리아) 연구팀이 2019년 Molecules 저널에 발표한 리뷰에 따르면, 실리마린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 물 용해도 극히 낮음 – 50μg/mL 미만 ▲ 장 흡수율 불량 – 20~50% 수준 ▲ 빠른 대사와 배출 – 반감기 6시간 미만 ▲ 배출 펌프에 의한 장벽 – MRP2, BCRP 등이 흡수 방해

쉽게 말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대부분 그냥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제약회사들이 나노입자, 리포좀, 파이토좀 같은 흡수율 개선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실리마린 체내 흡수 경로
100%
섭취량
20-50%
장 흡수
0.95%
혈중 도달
* 절대 생체이용률 기준 (출처 – Molecules, 2019)

미국 국립보건원 공식 입장

미국 국립보완통합의학센터(NCCIH)는 밀크씨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밀크씨슬의 건강 효과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한 고품질 증거가 없다.”

알코올성 간질환, B형·C형 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항암치료로 인한 간 손상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됐지만, 결과는 일관되지 않거나 결론을 내리기엔 부족했다.

특히 NCCIH가 직접 지원한 두 가지 대규모 연구 – C형간염 연구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연구 – 모두에서 실리마린 보충제의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여기에 제품 품질 문제도 있다. 2019년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분석에 따르면, 시중 밀크씨슬 제품 중 상당수가 표시 함량과 실제 함량이 다르거나 농약·미생물·곰팡이 독소에 오염되어 있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 세포/동물 실험에서 항산화, 항염증, 간 보호 효과 관찰 – 인간 대상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위약과 유의미한 차이 없음 – 생체이용률이 극히 낮아 경구 복용 효과 제한적 – 제품별 품질 편차 크고 오염 우려 존재

밀크씨슬 효과 FAQ 자주 묻는 질문

Q1. 밀크씨슬을 먹으면 부작용이 있나?

대체로 안전한 편이다.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경구 복용 시 흔한 부작용은 설사, 메스꺼움, 복부팽만감 정도로 경미하다. 다만 국화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 환자는 혈당 저하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특정 약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니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의사 상담이 우선이다.

Q2. 그래도 간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현재까지 근거로는 일반인의 ‘간 해독’ 목적 복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간은 스스로 해독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다. 건강한 사람이 밀크씨슬을 먹어서 간 기능이 향상된다는 증거는 없다. 간 질환이 의심되면 보충제에 의존하기보다 전문의 진료가 우선이다.

Q3. 간 건강을 위해 실제로 해야 할 일은?

미국 간학회와 대부분의 간 전문의들은 보충제보다 생활습관 개선을 권장한다. 핵심은 알코올 제한, 건강한 체중 유지, 규칙적 운동, 균형 잡힌 식단이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체중 감량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입증되어 있다. 간에 좋다는 식품을 찾기보다 간에 해로운 습관을 줄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밀크씨슬은 200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요법이지만, 현대 과학이 내린 판정은 냉정하다.

세포에서는 작동하지만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흡수가 되지 않으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간 건강이 걱정된다면 밀크씨슬보다 술을 줄이고 체중을 관리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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