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의 가장 앞글자를 결정하는 E와 I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4자리 글자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죠. 바로 외향형과 내향형을 가늠하는 구분자인데요. 우리는 흔히 E는 외향형, I는 내향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딱 그렇게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고, 또 단순히 외향적이다 내향적이다 라고 나누어 판단하는 것은 약간 맞지 않아요. MBTI에서 4지표는 따로 나누어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 조합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는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E라고 해서 무조건 외향적인 사람, I라고 해서 무조건 내향적인 사람 이렇게만 본다면 MBTI 검사를 통해 사람을 파악하려는 기본 의도에서 많이 벗어나게 되는 것이죠.
E 중에서도 EN 이냐 ES냐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I 중에서도 IN이냐 IS냐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이런식으로 다른 지표들과 함께 생각해야 보다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E와 I는 에너지의 방향성 차이
MBTI는 아시다시피 심리학자 칼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마이어스-브릭스가 정립한 심리검사 도구인데요. 첫번째 지표인 E와 I에 대해서는 심리적 에너지가 향하는 방향성을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우리가 어릴때부터 들어왔던 “쟤는 성격이 활발해, 쟤는 왜 저렇게 소극적일까” 할 때의 그 외향적, 내성적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요. MBTI에서의 E와 I는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지표입니다.
외향형 E
E는 Extroversion의 약자입니다. 영어의 뜻은 the quality of being energetic and not shy, and enjoying being with other people 인데요. 활달하고 수줍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것을 즐기는 기질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내가 가진 심리적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그 방향성의 차이에 따라 나뉜다고 말씀드렸죠? 외향형 E는 외부 세계의 사람이나 사물에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다양한 사람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함께 어울리고 활동할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활동적이며 말을 통한 의사소통 방식을 선호합니다.
내향형 I
I는 Introversion의 약자입니다. the quality of being shy and quiet, and preferring to spend time alone rather than often being with other people 수줍고 조용하며 다른 사람들과 자주 있는 것보다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기질이라는 뜻입니다.
내향형 I 타입은 심리적 에너지를 자신의 내면을 향해 사용합니다. 내면세계를 향한다는게 무슨 말인지 언뜻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간단히 말하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마음이 잘 맞는 소수의 사람과만 함께있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미입니다.
MBTI E와 I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외향형 E는 혼자 있으면 축 쳐지다가 사람 만날 때 힘을 얻는 타입, 내향형 I는 사람 만나면 기빨리고 지치다가 집에 와서 혼자 있으면 다시 충전되는 타입.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극단적으로 두 가지로 나누어서 분류하는게 과연 맞을까요? 16가지로 분류하는 MBTI 성격유형에서 외향형 내향형에 따라 정말 그렇게 갈릴까요?
아래 이미지를 한번 보시죠.
깨발랄 활기찬 유형인 ENFP인데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E와 I가 딱 나뉘는게 아니라 검사해보시면 퍼센트로 나오잖아요? E와 I가 55대 45로 E가 나온 경우와 90대 10으로 E가 나온 경우도 같을리는 없겠죠.
단순히 E와 I의 차이가 어떻다 라고만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씀드렸던 이유입니다. MBTI 유형에 따라서도 다 다르고, E vs I 비율이 어떠냐에 따라서도 또 다른 것이거든요.
즉, E냐 I냐에 따라서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이 아니라 N/S , T/F 같은 다른 지표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때 비로소 그 특징이 잘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MBTI 지표들 중에서 가장 차이가 적게 느껴지는 것이 이 E/I 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정말 극단적인 외향형, 내향형인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은 양면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종종 모임도 하고 싶고,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하지만 가끔은 혼자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고, 이런 식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가지 특성이 사람마다 모두 내재되어 있습니다.
MBTI 유형별 외향형 내향형 정도
그럼 단순히 E냐 I냐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E/I에 MBTI의 다른 지표인 S/N을 조합하면 보다 명확한 구분이 가능해집니다. 외향형 중에서도 ES가 EN보다 더 외향적이고요, MBTI 16유형을 통틀어서 ESTJ, ESTP가 가장 외향적인 타입이 되겠죠.
내향형 중에서는 IN이 IS보다 더 내향적입니다. 이렇게 보면 N 지표가 보다 더 내향적으로 만들고, S 지표가 보다 더 외향적으로 만드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큰그림 숲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직관형 N 유형이 아무래도 더 내면세계 쪽으로 정신을 쏟을 것이고, 디테일과 현실을 지향하는 감각형 S가 보다 외향형 기질을 증폭시키게 됩니다.
MBTI 지표중 가장 극단적인 차이를 유발하는 S와 N에 대한 비교는 지난글을 참고해주세요.
외향형 내향형 유형들을 정리하면 이렇게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 ES : 외향 그 자체 (ESTP ESTJ ESFP ESFJ)
- EN : 외향인데 혼자서도 잘놈 (ENFP ENFJ ENTP ENTJ)
- IN : 찐 내향 (INTJ INTP INFJ INFP)
- IS : 내향이지만 현실적 (ISFJ ISFP ISTJ ISTP)
대표적인 외향형, 내향형 유형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ESTP, ESFP : 굉장히 활발하며 지루한 걸 견디지 못하고 일도 놀이처럼 합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행동력이 강하며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도 움직여대니까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걸 그다지 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ESTJ, ESFJ : 근면 성실하고 사회성이 뛰어납니다. 전통적 의미의 착한 사람들입니다. (규칙 잘 지키는…) ESTJ는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분하는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고 ESFJ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은 타입입니다. 앞서 ESTP, ESFP와 비교해보면 성향이 반대처럼 보입니다. 특히 회사조직같은 경직된 문화 속에서는 ESTP, ESFP는 일머리가 부족하고 실수연발 뺀질이 같이 비쳐질 수 있고 ESTJ, ESFJ는 계획적으로 책임감 있게 완벽하게 수행해내는 백점짜리 일꾼으로 보이기도 하죠.
이들과 정반대에 포진한 내향형들이 INTP, INFP, INFJ, INTJ 이렇게 4유형, IN 그룹입니다. 논리적으로 맞고 틀리는 것을 중시하는 INTP, INTJ 그리고 정서적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중시하는 INFP, INFJ 이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하고 내면 세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사람이 북적이는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습니다.
위에 ENFP가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고 한 것과 들어맞는군요. 여기에서 본인의 E/I , S/N 비율이 어느정도냐를 생각하셔서 저 사이 어딘가에 걸쳐있다고 보시면 비교적 정확하겠습니다.
서로 이해 못하는 부분
이렇게 MBTI에서 외향형과 내향형은 내면에 가진 심리적 에너지를 어디로 발산하느냐에 따른 차이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 하다보면 자기 얘기 잘하고 사람과 잘 어울리는 활발한 사람의 성격이 부러워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말을 잘 못하거나 쭈뼛쭈뼛하면 사람이 소극적이고 부족해보이는 인상도 받고요.
MBTI를 공부하는 것은 모두의 다름을 인정하기 위함입니다. 내가 가진 성향이 단점이 아니라 특징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하는 기반을 얻으려는 것이에요. 외향형은 외향형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내향형은 내향형 나름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뭐가 좋고 뭐가 나쁜게 아니라 그냥 다른 거에요. 그냥 자기가 그렇게 하는게 편한 사람인겁니다.
내향형이 오해를 받거나 스스로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외향형이 보기에는 내향형의 모습이 자기가 우울할 때 처럼 힘없어 보인다고 생각해서 왜 그러냐고 묻거나 힘내 같은 위로를 해주기도 하는데요. 사람은 모두 자기 기준에서 상대방을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입니다.
외향형 입장에서 본인이 일이 잘 안되거나 기분이 안좋을 때 말도 없고 풀이죽어 있는데, 내향형인 사람은 그게 편해서 보통 그러고 있으니까 무슨 문제가 있나 하고 오해를 하게되는 것이죠. 자기 기준에서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이 원래 그렇다는 걸 인정해야 서로의 관계가 보다 발전적이 됩니다.
사회생활에서는 서로를 대할때 다음과 같이 행동해주면 오해를 줄이고 상대방에게 보다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외향형 E가 내향형 I 유형을 대할 때는, 과도한 표현과 활동성이 내향형 상대방에게는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어떤 얘기를 했을 때 내향형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지는 말고 시간을 주세요. 내향형이 외향형인 자신을 신뢰하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기다려주는 미덕을 발휘합니다.
내향형 I가 외향형 E를 대할 때는, 외향형의 파워에 맞춰서 평소 자신의 톤보다 힘차게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세요. 뜸을 들이지 말고 확실하고 빠르게 말하는 것이 외향형 입장에서는 답답하지 않습니다. 또 외향형에게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E와 I 특징 차이나는 상황
마지막으로 현실에서 맞닦뜨리는 여러 상황들에서 E와 I의 반응을 비교한 것들입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친구가 고민을 얘기했을 때
E : 세상에 정말? 무슨 일이야~ 리액션을 보인 후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제시
I : 조용히 듣고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이렇게 하는게 좋지 않을까 라며 조언
자신에게 일이 터졌을 때
E : 주위에 상황을 알리고 도움요청
I : 충분히 생각의 정리를 마친 뒤 외부에 알림
갈증이 생겼을 때
E : 갈등의 당사자와 투쟁을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
I : 생각이 정리되기 전까지 침묵을 유지
단 관심이 없다면 E도 침묵, I는 너무 신중한 나머지 말을 꺼내지 못하기도 함
E와 I 비율이 반반일 때
E 사이에 있으면 아싸처럼 가만히 있으면서 기빨리고
I 사이에 있으면 말 많은 인싸됨, 말은 많이 하고 기는빨림
모임이 끝나고 갈 때
E : 좀 돌아가도 같이가는게 좋음, 집에 도착하면 아 잘 놀았다! 충전완료
I : 좀 돌아가도 혼자가는게 좋음, 집에 도착하면 아 잘 놀았다! 충전해야지
주말계획
E : 주중에는 회사(내부)에 있었으니 주말에는 야외 활동 해야겠다.
I : 주중에는 회사(외부)에 있었으니 주말에는 집안에서 쉬어야겠다.
대인관계
E :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음
I :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음
MBTI E와 I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