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꺼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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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운동과 생활습관으로 정신을 맑게 해도 소용없다. 정색하는 얼굴과 짜증섞인 목소리 한번이면 저 깊은 곳에 묻혀있던 트라우마가 쑤셔지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

피꺼솟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걸 직접 겪어봤는가. 이건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정말 분노가 치밀어오르고 억울함과 답답함에 속이 콱 막히면서 머리로 열이 쏠리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순간 정신이 나갈것 같은, 블랙아웃 상태에 빠질 것 같다. 의식이 빠진 상태로 무슨일을 저지를 지 모르는.

이 때 점점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뭔가 시작을 잘못한게 아니고, 상대방의 인신공격, 폭언, 욕설, 태도, 짜증 등으로 내 기분이 나빠진 것인데 내 사정은 안 듣고 계속 매도한다는 데에 있다. 나 스스로 억울하고 답답해서 그게 아니고!!! 라고 설명하려고 하나 상대방은 전혀 듣지 않고 더 열받게 만든다. 그래서 간헐적 폭발 장애로 분노조절 못하는 블랙아웃 단계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닌데, 오해를 풀고 싶은데, 하는 억울한 마음과

한편으로는 쟤가 이 싸움을 시작했는데, 내가 피해자인데, 니가 선을 넘으니 이렇게 된거지 하는 화나는 감정이 공존하게 된다.

그런데 과정이든 발단이든 이유야 어쨌든 간에, 결국 화를 못참고 폭발해서 밑바닥까지 보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폭력을 행사하면 결국 내 잘못이 된다. 상대가 나를 열받게 했더라도 어느 임계점 이상으로 내가 반응하고 나도 화를 심하게 내면 내가 가해자이고 내가 죄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게 더 답답하고 사람 미치게 하는 부분인데… 어쩔 수 없다. 원래 인간 관계라는게 그렇다.

어차피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내 얘기를 듣고 내 사정을 헤아려주려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어딘가 있을수도 있지만 못 만났으니 이런 사단이 벌어지고 뒈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면서 살고 있는 거겠지)

그러니까 포기해라.

아무리 특별한 사람 가족 배우자 친구 동료 누구더라도. 이렇게 나를 화나고 뒤집어지게 만드는 사람과는 절대 원만한 합의를 찾을 수 없다. 애초에 안되는데 성을 내면서 내 목소리를 관철시키려고 하면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포기해라.

간단히 말하면 뭐라고 짖던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열받는 부분은 필터링 해버리면서 정신승리하고 그 상대방에게는 애초에 기대치 자체를 안 가지는게 가장 속편하고 내 입장에서 화날일을 안만드는 방법이다.

왜 헤어진 구남친 구여친한테 최고의 복수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내갈길 가면서 나 스스로 행복하게 잘사는거라 하지 않았던가.

그걸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누가 열받게 하더라도 깊게 들어가지 말고 짖으라고 손절하고 내 마음의 평화를 우선으로 항상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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