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란 효능이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양꼬치집에서 주는 주황색 양념가루 보셨을텐데요. 흔히 쯔란이라고 부르는 향신료입니다. 같이 식사를 하다보면 누구는 이게 쯔란이다, 누구는 큐민이다 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사실은 다 같은 말인데 말이죠 ^^;;
우리가 부르는 쯔란은 본래 중국어 표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양꼬치집 대중화되면서 알려졌으니 쯔란이라는 이름이 가장 많이 퍼지게 된 것이에요. 중국어 표기로는 孜然 (zīrán) 이렇게 쓰고 발음은 쯔→란↗ 이라고 읽습니다.
이 쯔란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쯔란의 유래
쯔란의 정식 명칭은 큐민(cumin)입니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로 학명은 Cuminum cyminum 이고요. 보통 쿠민 또는 커민이라고 읽기도 합니다.
큐민의 원산지는 사실 중국이 아닌 서남아시아 지역이랍니다. 큐민의 역사는 구약성경에도 등장할 정도로 굉장히 오래 되었는데요. 이집트에서는 무려 5천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로마 시대에는 큐민을 고기에 후추처럼 뿌려 먹었다고 해요.
모로코를 대표하는 향신료로서 케밥에 들어가고, 아프리카 전통 음식인 쿠스쿠스, 그리고 미국의 Tex-Mex 음식 (멕시코 이민자들이 미국남부 텍사스 지방에 전파한 요리) 칠리 콘 카르네, 우리도 잘 아는 인도 카레와 탄두리 치킨에도 쓰입니다.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할 것 없이 두루 쓰이는 세계적인 향신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볼까요?
커민 줄기에서 꽃이 피고 지면 이렇게 씨가 나게 됩니다. 가장 일반적인 커민의 씨앗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해바라기씨랑 비슷하게 길쭉한 형태로 길이는 약 5mm 정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캐러웨이 씨앗과 모양이 아주 흡사합니다. 캐러웨이 씨앗은 초승달처럼 살짝 휘어진 곡선을 나타내고 커민 씨앗은 곧은 형태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품종의 커민 종류가 있는데요
- 비터 커민 : 중앙 아시아와 인도 북부에서 자라며 녹색을 띈 직사각형 모양
- 블랙 커민 : 남유럽, 지중해, 서남 아시아와 인도 북부에서 자라며 숯처럼 검은색
- 화이트 커민 : 지중해, 멕시코, 중동에서 자라며 좀 더 작은 모양, 기름을 많이 함유
- 브라운 커민 : 인도와 북아프리카에서 사용, 블랙커민보다 크고 뚱뚱한 모양
여러가지 종류의 커민이 정말 다양한 요리에 두루두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맛은 아시다시피 특유의 향이 매우 강하고 큐민 씨를 그대로 씹어 먹으면 얼얼하게 아릴 정도에요. 이 때문에 최근 양꼬치로 대중화가 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호불호가 있는 향신료이기도 합니다.
한식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분들에게는 중국 여행이나 출장 갔을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향신료때문에 음식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그리고 쯔란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시중에서 우리가 접하는 것은 여러가지를 배합해 좀 더 맛있게 만든 소스입니다. 큐민 씨앗 그 본연의 맛은 아무래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진 않습니다.
쯔란 효능과 부작용
음식의 맛을 돋궈주는 향신료로써도 탁월하지만, 건강 측면에서도 쯔란 효능들은 매우 다양하고 우수합니다.
영양성분표
영양면에서 보면, 100g당 지방 함량이 22g으로 높은데 포화지방은 1.5g밖에 안되고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카놀라유, 올리브유와도 같은 좋은 식물성 기름인 셈이지요. 탄수화물은 44g으로 이 중 식이섬유가 11g이나 들어 있습니다. 당류는 2.3g 이고요. 그 밖에 비타민, 철분, 칼슘, 코발라민, 마그네슘 같은 영양소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없고 나트륨 함량이 낮습니다.
항산화
쯔란 효능 중 대표적인 것은 산화 효과입니다. 풍부하게 들어있는 비타민C, 비타민E, 루테인, 셀레늄 등 10가지 이상의 항산화 물질들이 몸속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세포 노화를 막고 피부를 젊고 탱탱하게 만들어 줍니다.
플라보노이드류 : DNA 손상을 억제시키고 항산화, 항염증, 항종양에 좋음
알칼로이드류 : 스스로를 방어하고 강력한 약리작용이 있어 식물유래 의약품의 60%를 차지
페놀류 :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사와 암세포 발생을 억제
이러한 식물화합물들이 산화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서 각종질병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소화개선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쯔란 효능중에 소화불량 개선에도 있습니다. 큐민의 원산지인 이집트에서는 소화제로 쓰이기도 했다고 하니까요. 배에 가스가 차는 복부팽만감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같은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동양의학에서도 장경련 치료약재에 쓰이기도 합니다.
쯔란은 주로 소화가 오래걸리는 고기류와 궁합이 좋으며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이정도면 향신료가 아니라 거의 약재 수준 아닌가요?
콜레스테롤 감소
큐민 씨앗에는 콜레스테롤이 없고 피토스테롤이 들어 있는데요. 피토스테롤은 식물이 함유하는 스테롤을 부르는 총칭입니다. 형태가 유사해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저해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가면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 예방으로 이어집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쿠민 복용시 악성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감소했다고 해요. 소금 찍어서 짜게 먹느니 차라리 큐민같은 향신료를 애용하는것이 건강에도 좋은 것 같네요.
질병예방
그 밖에도 다양한 쯔란 효능들이 있는데요. 염증의 원인이 되는 사이토카인 분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항염효과가 있고요. 큐민시드 오일을 복용해주면 불면증을 개선하고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뿐 아니라 혈당도 낮춰줘서 당뇨 예방이나 초기증상 개선 효능이 있고요.
동양의학에서는 쯔란이 비장을 따뜻하게 하며, 장의 열을 내리고 간기능 균형을 조절, 정신을 맑게하고 혈액순환 원활하게, 체온유지, 협심증 예방, 통풍 예방 등의 다양한 효능을 가진다고 전해집니다.
부작용
아무런 사이드이펙트 (side-effect) 가 없는건 있을 수 없겠죠. 큐민은 혈액응고를 늦출 수 있고 혈당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술 예정자나 당뇨병 환자는 섭취량에 신경써서 주의해야 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의사와 상담하시고 지침을 따르시는게 좋아요. 또 소화에 도움을 주는 효능이 있지만 과다섭취할 경우에는 오히려 속쓰림이나 복통을 동반한 설사를 할 수도 있으니 너무 과한건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쯔란 먹는 방법
양꼬치집에서 워낙 쯔란 찍어먹는걸 좋아하다보니, 집에서도 생각날 때가 있었어요. 어디 중국식품 판매점 가서 사야되나? 했는데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잘 배합된 맛있는 쯔란 소스를 팔더라고요? 그럼 그렇지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요.
저희집은 그래서 시즈닝 소스 하나 쟁여놓고 양꼬치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고기 먹을때 항상 쯔란을 찍어먹고는 합니다. 효능 설명할때 말씀드렸듯이 육류 섭취시에 소화를 도화주고, 과민성 대장증후군 개선효과가 있어서 평소에 큐민 씨앗을 틈틈히 먹어주면 좋거든요.
양고기 아니더라도 돼지고기, 소고기 먹을때도 같이 먹어주면 맛있어요. 원래 쌈장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쯔란도 같이 곁들여주면 금상첨화더라고요.
요즘은 큐민 씨앗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양꼬치집에서 찍어먹는 쯔란 소스를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가 있는데요.
<쯔란소스 황금레시피1>
커민 (cumin) 20%
맛소금 10%
깨소금 10%
고운 고춧가루 40%
<쯔란소스 황금레시피2>
큐민분말 20%
후추 10%
깨 10%
고춧가루 20%
맛소금 10%
이정도로 배합해주시면 양꼬치집에서 먹는 그맛을 재현하실 수 있습니다. 소금은 본인 취향에 따라 조절하시면 됩니다. 좀 더 짭짜름하게, 아니면 덜 짜게 조절이 되겠죠? 그리고 매콤한걸 원하시면 고춧가루 비율을 좀 더 늘려주시면 되고요.
소고기 구워서 먹을때나 아니면 삼겹살을 찍어먹어도 잘 어울리고 맛있는 쯔란소스입니다. 아 글 쓰다보니 그 향이 떠오르면서 마구 땡기네요. 고기에 쯔란 찍어서 먹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