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때 흐으응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정신이 돌아올 때가 있다. 막 사르르 잠들려는 순간에 의지와 상관없이 소리가 나오고, 스스로도 소리를 낸 것을 인지하며 민망함이 밀려오곤 한다. 이 앓는소리를 내는 이유와 해결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잠들때 신음소리 증상
여기서 말하는 소리는 잠이 완전히 든 후에 코골이나 잠꼬대를 하면서 내는 소리가 아니다. 잠이 들기 직전,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사르르 떨어지려는 그 순간을 말한다. 처음 잠에 드는 그 순간이다.
소리는 잠에 들면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살짝 벌어진 입으로 흐으응 하는 소리를 낸다. 바닥에 누워계시는 할머니가 내는 앓는 소리같기도 하고, 조금 민망하게 들리는 신음소리 같을때도 있다. 말할때 목에 힘이 들어가서 나오는 그런 소리가 아니라 콧소리로 바람과 함께 나오는 흐응 하는 소리이다. 그래서 신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호흡이 약간 틀어지면서 날숨이 터져나오는 느낌도 함께 동반된다. 숨을 잘 안쉬고 있다가 강제로 푸 하고 내뱉어지는 느낌이다. 이 느낌은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무호흡이 온 상태에서 몸을 뒤척이면서 다시 숨을 후 하고 쉬는 그때랑 비슷하다.
앓는 소리가 새어나오면 본인 스스로도 인지하는데 흐으응 소리를 냈다는걸 직감하는 순간 매우 민망해진다. 분명 주위에도 들렸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 교실이나 회사 사무실과 같은 밀집 공간에서 졸다가 소리를 내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진다.
이 소리나는 증상을 종종 겪다보니, 이게 언제 생기는 일인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잠들 때 신음소리 나오는 상황
- 1. 매우 피곤한 상태
- 2. 자야지 하고 제대로 수면준비를 한게 아닌, 저절로 사르르 졸면서 잠들때
- 3.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때
누워서 잘 때도 가끔은 발생하는데, 대부분은 버스에 앉아서 졸거나 아니면 점심시간에 너무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이려고 할 때 소리가 났다. 즉, 평소보다 유달리 피곤한 몸상태일 때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특징은, 잠이 막 사르르 들려고 하는 그 순간에 뭔가 머릿속에 잡생각을 하고 있다가 잠들면서 그 생각이 소용돌이치듯 뒤죽박죽되는 상태에서 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오늘 운동을 못갔네 얼릉 살빼야되는데 언제가지? 이따 저녁에 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피곤해서 저절로 잠이 사르르 들면서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무거운걸 드는데 떨어뜨렸는데 재빨리 피해서 발을 안다쳤다, 그런데 마침 저쪽에서 김종국이 쳐다보고 있었고 조심하셔야죠 라고 말했다. 반가워서 같이 사진좀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하다가 친해져서 같이 밥도 먹고 유튜브 채널에도 나와서 운동자세도 배우고…
이런 망상이 머리속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몰아친다. 마치 꿈꿀때와도 같다. 그러다가 생각의 소용돌이가 극에 달할 때쯤 갑자기 호흡이 꼬이면서 후 하고 내쉬는 숨과 함께 흐으응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잠들때 소리나는 원인
이것은 일종의 증후군이다. 즉 증상이 있는 질환이지만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무리 한국어 영어로 구글링을 해봐도 뚜렷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잠들 때 소리내는 게 아니라 자면서 코골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에 대한 설명들만 있었다.
혹시 나 하고 네이버에도 쳐봤는데 지식인에 똑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의 질문이 한 개 올라와 있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은 없었다. 그나마 82cook, 오늘의유머 게시판에서 나같이 잠들때 신음소리 내는 증상을 겪었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정확한 질환명을 제시해주는 의견은 마찬가지로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유력한 병명은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 무호흡에는 세 가지가 있다. 인후나 상기도가 막히는 폐색성 수면 무호흡, 뇌간에서 호흡 조절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중추성 수면무호흡, 그리고 이 두가지가 같이 나타나는 혼합형이 있다. 중추성은 수면무호흡 중에서 드물게 나타나는데 전체의 20% 가량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이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 정말로 심하게 있는게 아니라, 피곤할 때 잠들면서 그것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깊게 잠든 상태에서는 수면 무호흡증 같은 문제가 없다. 피곤하면 코는 골지만 무호흡까지 나타나지는 않는 사람도 이러한 증상을 겪는다.
위에서 말했듯이 처음 잠들때 머릿속에 떠오르던 이런저런 생각이 마치 꿈꾸듯이 연결되면서 복잡해지고, 마치 주마등처럼 온갖 생각이 떠오르는 그 상황에서 뇌가 과부하에 걸린듯 잠시 오작동을 해서 순간적인 무호흡증(catathrenia)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2014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 의하면 (Catathrenia : Strange Sounds In The Night) 자면서 끙끙앓는 신음소리를 내는 사람은 약 0.5%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내 옆사람 중에도 졸다가 흐으응 하고 본인이 민망해하며 깨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하고 이는 매우 흔하게 목격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래서 정말로 심각한 수면 호흡장애가 있는게 아니더라도 매우 피곤하고 앉아서 조는 불편한 자세에서 저절로 잠이 사르르 드는 경우, 즉 아직 잠들 준비가 안됐는데 저절로 잠에 들어버리는 경우 이렇게 뇌의 오작동으로 일시적 호흡장애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신음소리 해결방법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원인을 없애면 증상도 사라지는 법.
사르르 잠들때 머릿속에서 망상이 휘몰아치는 그 상태를 피하면 된다. 실제로 한번 신음소리를 내면서 잠이 번쩍 깼다가 다시 자려고 할 때 별 생각없이 또 똑같이 잠으로 떨어지면 다시 신음소리를 내면서 깨는 경우도 있다.
무의식적으로 온갖 망상을 하면서 잠들지 말고, 일단 정신을 차린후에 머리를 비우고 잡생각을 걷어낸다. 그리고 준비된 상태에서 낮잠을 자듯이 평온한 생각만 가볍게 떠올리면서 최대한 무(無)의 상태로 잠에 들려고 노력한다.
보통은 자려고 자는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졸다가 이렇게 되서 흐으응 하고 깨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졸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강의나 회의에서 졸지 않으려면 커피라도 마시고 잠을 깨우던지, 아니면 그 전날 밤에 충분한 수면을 통해 낮 시간에 너무 피곤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한다.
자면서 무호흡증이 있다면 클리닉에 가서 수면장애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분다. 애초에 본인이 발견도 어려워서 녹화해보던지 주변 사람에게 부탁해서 확인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 이렇게 잠들때만 신음소리 내고 일상생활에서 민망함을 겪는 경우라면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