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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불안정 애착 회피,불안유형의 결혼생활

EBS 부모영상 “유아기 불안정 애착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영상은 원래 육아를 위해서 본 것이었다. 그런데 보다보니 딱 내 얘기가 아닌가.

부모와의 애착 관계라는게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자식이 부모와 가족으로써 끈끈한 유대가 형성되는 것. 언제나 돌아갈 집이 있어서 마음 한켠이 든든하고 힘든 순간에도 의지가 되는것. 그런 기반을 바탕으로 더 넓은 세상에서 모험을 하고 도전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런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런 부모와 자식간의 애착관계가 어린시절 잘 형성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유아기 불안정 애착 – 회피애착 유형

회피애착 아이

먼저 유아기 불안정 애착 중 회피애착 유형의 아이는 보기에 굉장히 얌전하고 조용한 것처럼 보인다. 착하고 말 잘듣는 아이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는 타인과의 교류를 할 줄 모르는 일종의 마음의 결여와도 같다.

부모에게 무시를 당하며 자랐기 때문에 타인에게 기대도 없으며 마음도 열지 않는다. 남이 내미는 손길도 거절한다. 그래서 점점 스스로를 외롭게 가둔다.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갈수록 타인과 어떻게 교류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성장한다.

여기서 부모의 무시란 너 왜 이것밖에 못해 라는 무시가 아니라,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 마음속의 보금자리인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부모가 아기의 말과 행동에 관심과 반응을 보여주면서 서로 소통을 해나가야 애착이 형성된다.

아기는 애착이 형성된 부모라는 든든한 거점을 발판으로 세상을 향해 (또다른 환경이나 타인에게로) 조금씩 모험을 하게된다.

유아기 불안정 애착 – 저항애착 유형

저항애착 아이

다음으로 유아기 불안정 애착 중 저항애착 유형은 툭하면 성질을 부리고 짜증내며 과도한 반응을 보인다. 일명 징징이. 떼쟁이라고 하는 유형의 아이이다. 이것은 부모의 일관되지 못한 양육방식이 원인이다.

예를 들자면 물건을 던지면 안된다고 타일르는 교육을 10번 50번 반복해서 일관되게 했다면 아이가 점점 체득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혼나고, 어떤게 안되는줄 조금씩 알아갈것이다. 그런데 어떨때는 부모가 신나서 같이 던지고 어떨때는 버럭 화내고 이러면 아기는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에 빠진다.

뭐가 맞는지 모르니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지고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방어기제를 치거나 멋대로 타인의 의도를 해석해서 공격하는 등의 성향을 보이게 된다.

한마디로 원활한 소통을 부모를 통해서 1차적으로 배웠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어 있어서 사회생활에서 미성숙한 사교성으로 종종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이 된다.

회피애착과 저항애착의 만남

재밌는 것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는

회피애착유형 : 쟤는 어딘가 어울리기 어려워, 진솔한 관계로 발전하기엔 벽이 느껴져

저항애착유형 : 걘 좀 이상해, 남의 말을 멋대로 받아들이고 화를 내더라니까

이런 식으로 평가 받으면서 잘 어울리기 어려운 유형의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끼리 서로 끌린다는 것이다.

불안정 애착끼리 끌림

불안정 애착은 불안정 애착에게 끌린다.

이것이 불안정 애착유형의 불행을 두배로 만드는 유전적 저주가 아닐까 싶다. 보통 사람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본인처럼 뭔가 결함이 있는 상대에게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는 것이 불안정 애착 유형의 연애이다. 사람은 자신의 애착 체계를 확인하고 활성화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여기서부턴 내 사견인데… (경험인가)

회피애착유형은 관심을 못받아서 무관심한 사람이 된 것이니까, 툴툴이 저항애착유형의 관심을 받고자 노력하는 형태의 연애를 하게된다. 타인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회피애착유형인데 연애에서는 그 부족했던 기대를 누군가 채워주길 바란다.

때론 집착도 하고, 자신이 기대하는 만큼 나를 아껴주고 존중해주지 않았을 때 실망과 상실감을 크게 느껴서 더욱 화를 내기도 한다. 뇌내망상으로 앞서가면서 김칫국을 마시거나 관계를 미화해서 낭만적인 사랑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회피애착유형은 결국 엄마대신 잘 보듬어주고 우쭈쭈 해줄 사람이 필요한거.

집착하는 아내

반면 저항애착유형은 타인의 태도를 항상 안좋게 꼬아서 생각하고 의심하는 버릇이 있다. 쓸데없이 안좋은 생각을 많이하면서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든다. 그러다 자신의 관심을 받기위해 헌신적으로 다가오는 회피애착 유형을 보면 가드를 내리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저항애착도 회피애착과 마찬가지로 상대에게서 자신이 갈구하던 것을 찾으려 한다. 그것은 바로 일관되게 자신에게 헌신해주는, 의심병과 성질머리조차 아량으로 받아줄 그런 사람인 것이다.

즉, 저항애착유형은 언제나 내편이지만 맘놓고 무한한 짜증을 부릴 수 있는 부처님같은 사람을 원한다.

물론 이는 초반에 알콩달콩 깨소금 떨어지는 연애시절에 해당하는 얘기이다. 관계가 지속되면 불안정 애착 유형들은 각자의 본성이 드러나게 된다. 이때부터는 그 불안정 애착 성향이 상대를 갉아먹고 난도질하는 흉기로 변한다.

불안정 애착끼리 불행한 결혼생활

저항애착유형 : 상대방의 말이나 의도를 안좋게 해석해서 공격하고 다그침, 사사건건 마음에 안듬 → 회피애착유형이 가장 싫어하는 짓

회피애착유형 : 바라던 관심과 존중을 끝내 얻을 수 없어서 실망, 마음의 문을 더 닫음 → 저항애착유형이 가장 싫어하는 짓

저항애착 회피애착 각자의 본성이 드러나는데 불행히도 이것은 상대 유형이 끔찍히도 싫어하는 짓이다. 불안정 애착이 만들어진 원인과도 같은 짓인 것이다.

그걸 계속 상대방에게 서로 퍼붓고 있으니 행복은 커녕 하루하루가 고역이고 돌아버리고 미쳐버리겠는 나날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 분노와 짜증은 다시 상대방을 향하고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피곤해하는 회피애착
불안해하는 저항애착

도망자와 추격자, 쫓는 자와 쫓기는 자처럼 회피애착과 저항애착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방법

각자 정신과 치료, 마음건강 클리닉 같은걸 받고 본인의 문제를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아 내가 이러이러해서 뭔가 문제가 있구나 마음 어딘가가 결여된 인간이구나 하고 스스로를 인정해야 그 다음에 그럼 뭘 어떻게 해야 나아지지? 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고 백날 짜증과 분노의 원인을 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 라고 생각하면 절대 해결이 안된다. 그냥 싸움만 점점 커지고 트라우마에 지배당하면서 불안정 애착에 먹이만 주는 꼴이다. 종국에는 뉴스에서나 봤던 싸우다가 홧김에 폭력을 저지르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본인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한명만 노력해도 안되고 둘 다 바뀌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뀌기도 쉽지 않지만 본인이 어딘가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는 것 자체도 매우매우 어려운 일이라… 말로는 이렇게 하면 해결된다고 쉽게 쓰고 있지만 실제로 바뀌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직접 겪은, 겪고 있는 경험담이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어렵고 빠져나오기 힘든 어둠의 구렁텅이인지 잘 아니깐.

아기때 성질내지 말고 무관심하지 말고, 사랑으로 보듬어주면서 잘 놀아주고 이뻐해주고 일관된 교육만 어느정도 시켜주면 마음이 탄탄한 정상적인 인간으로 자라는 건데… 그게 안되어서 평생 결여인간으로 살아가며 왜 불행한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