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안와골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포르투갈을 꺾고 ‘경우의 수’ 기적을 실현하며 16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입니다.
최근에 월드컵 경기를 보시다가 그중에서 배트맨 가면같은 걸 착용한 선수가 눈에 띄셨을 텐데요. 바로 캡틴 손흥민 선수입니다. 주장이라서 가면을 쓴건가? 자신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마스크를 낀 건가? 저런 가면은 월드컵에서 허용이 되나? 궁금하실 텐데요.
평소에 축구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은 손흥민 선수가 왜 가면을 끼고 축구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아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이렇게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기 전까지는 그냥 하나보다 정도로만 생각하셨을 수 있으니까요.
손흥민 가면 이유
손흥민 선수가 쾌걸 조로를 연상케 하는 검은색 가면을 쓰고 경기하는 건 멋부리거나 튀려고 낀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월드컵 개최 얼마전에 당한 부상 때문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카타르 월드컵 개최가 약 3주정도 남은 11월 2일이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 팀 소속인 손흥민 선수는 이 날 유럽축구연맹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섰습니다. D조의 6차전 경기로 토트넘이 원정팀,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가 홈팀인 시합이었어요.
이 날 경기중 손흥민 선수는 공중볼을 다투는 경합 순간에 그만 상대 선수 음벰바와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상대 어깨 부분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면서 뇌진탕 급의 충격을 받고 경기장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입니다.
동료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져있는데 툭 치면서 빨리 일어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던 에릭 다이어는 이후 토트넘 팬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게 되었고요. 손흥민 선수는 부상 정도가 심해 결국 교체되어 경기장 바깥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 경기는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합이었어요. 그래서 손흥민 선수도 더 열정적으로 플레이를 하다가 그만 안타까운 충돌이 발생한 것 같네요.
쓰러진 손흥민 선수가 어떻게든 뛰게 해달라고 했다는 말에 감명받아서 그 몫까지 해내고자 더욱 불태웠다는 동료 랑글레 선수의 인터뷰도 참 감동적입니다.
결국 랑글레는 골을 터뜨리고 토트넘은 16강 진출이 확정되게 되죠. 손흥민은 자신의 소속 프로팀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온거에요.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국가대표팀까지 16강에 올려놓게 됩니다. 그야말로 투지가 대단한 선수라고밖에 할 수 없네요.
안와골절이란?
손흥민 선수는 부상으로 교체된 뒤 병원에 가지 않고 팀 승리와 16강 진출 확정하는 모습까지 지켜 보았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도가 심하여 수술까지 필요한 상황이 됩니다. 바로 다음날 공식 발표를 통해 안와골절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어요.
당시 손 선수의 사진을 보면 왼쪽 눈두덩이 부분이 움푹 들어간 것이 보일 정도이고 코피도 흘리는 등 일반인이 보기에도 상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는 정도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정확한 진단명은 관골-상악골 복합체 골절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안와골절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입니다. 광대뼈 부분과 치아 상부와 연결된 상악골에 다수의 골절선이 나타날 때 내리는 진단인데요, 여기에 안와골절까지 포함된 형태라고 합니다.
- 안와골 : 안구를 감싸고 있는 뼈부분
- 관골 : 흔히 광대뼈라고 알고 있는 볼 부분의 뼈
- 상악골 : 치아 상부 인중 주변의 뼈대
머리가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특히 안와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안구 근육이 같이 다치면서 시력이나 시신경까지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눈 조직이 골절부를 통해 빠져나가면서 안구 함몰 형태가 나타나기도 하고요.
부상 직후 손흥민 선수의 얼굴이 움푹 파인듯한 모습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보통 두개골 골절 수술을 받게 되면 최소 3개월은 뼈가 붙도록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요.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리스크를 안고 가면을 낀 채 경기를 치르는 손흥민 선수의 모습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알고나니 더욱 가슴히 뭉클해지지 않으신가요? 정말 월드컵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에는 단순히 축구 기량만이 아니라 이렇게 선수 한명 한명의 투혼과 의지,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이 더해져서 만들어내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16강에서 강적 브라질을 만나는데 또 한번의 기적을 일으켜서 8강 진출하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지던 이기던 손흥민 선수가 절대로 수술 부위를 또 다치는 일은 있어선 안되겠습니다.
참고
손흥민 부상당한 안와골절이란? – 의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