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키울때 지금 생각하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다. 대부분은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난 최악의 상상일 뿐이었지만 실제로 위급한 순간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 바로 치즈 먹다가 목에 걸려서 질식사 할 뻔한 경우다. 그것도 두번이나.
(아이 키울 때 했던 별의별 걱정스러운 상상들)
옆에서 재우다가 혹시나 내 팔에 목이나 가슴이 깔려서 숨 막혀서 죽으면 어쩌나, 뒤뚱뒤뚱 걷다 넘어져서 재수없게 머리가 어디에 부딪혀서 깨지면 어쩌나 등등…
하임리히법 구조사례
얼마 전 터키 식당에서 하임리히법으로 아이를 구조한 뉴스를 보니 전에 우리 아기도 치즈 먹다가 목에 걸려서 숨넘어갔던 모습이 떠올라 이 포스팅을 쓰게 되었다.
🔺 엄마 옆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던 둘째아이가 목에 고기가 걸려서 숨을 못쉬고 켁켁거린다. 놀란 엄마가 먼저 아이를 뒤에서 안고 들어서 하임리히법을 시도한다.
🔺 아빠가 건너와서 아이를 받아들고 응급처치를 계속한다. 하지만 고기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 금방 해결이 안되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고개를 돌려 창쪽을 바라보고 주저앉아 절규하는 엄마. 아니 아직 안죽었다고 정신차리라고~!~!!!! ㅡ.ㅡ;;;
아이 키우다 보면 다치는 경우도 있고 한데 부모가 먼저 정신줄을 놓으면 어쩌자는겨… 그러면 더욱 위험하다. 아이가 다쳐서 피가 철철 나더라도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신고와 응급처치를 해야한다. 부모가 안하면 누가 하는데
🔺 아빠가 하고 있는데 종업원이 달려오더니 아이를 가져가서 무릎팍에 엎드려놓고 등을 두드린다. 얼마 후 걸렸던 고기가 나오고 아이는 정신을 차린다.
✳️몸집이 작은 아이나 영유아는 하임리히법 응급처치를 할 때 이렇게 엎드려 놓고 등을 두드려야 한다.
아기 목에 치즈 걸렸을 때
우리집 얘기도 해보자면, 어느날 쇼파에 앉아있는데 옆에 있던 아기가 갑자기 켁켁 거리면서 숨 못쉬는 표정을 지었다.
왜그래? 하고 입으로 물어보면서도 동시에 몸을 움직여 바로 안아들었다. 말도 못하는 아기가 대답할 수 있을리도 없고 딱 보면 목에 걸려서 숨못쉬는게 뻔하니
왼팔로 아기 가슴팍을 받치며 반대쪽 겨드랑이를 잡고,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한 뒤 오른손으로 등 부분을 팡팡팡 쳐주었다. 생각보다 금방 10초도 안되어서 목에 걸린 치즈 한덩이를 땅바닥에 철푸덕 뱉어내었다.
당시엔 하임리히법을 알고 한게 아니라 그냥 이 자세로 하는게 잘 토할거 같아서 한거긴 한데… 나중에 보니 이게 하임리히법 중에 한가지였다.
아기 기도질식 응급처치 하임리히법
🔺 아기의 하임리히법 응급처치 정석. 이렇게 엎드려 놓고 등을 두드리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위 방법으로 안된다면 두번째로 이렇게 뒤집어서 들고 흉부를 압박해서 토해내게 하는 방법도 있다.
아기 하임리히법 응급처치 순서
아기가 기침을 하거나 소리를 낼 수 있으면
> 기침을 하게 하여 물건이 밖으로 나오도록 한다.
> 아기의 호흡이 걱정된다면 119에 곧바로 전화한다.
⭐ 경고 : 아기가 질식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질식 구조 절차를 시작하지 않는다.
아기가 숨을 쉬거나, 기침을 하거나, 소리를 낼 수 없다면
– 아기의 머리가 가슴보다 낮도록 아기를 아래로 향하게 하여 팔뚝에 올려 놓는다.
– 허벅지에 대고 손바닥으로 아기의 머리를 받친다.
– 아기의 입을 가리거나 목을 비틀지 않는다.
– 한 손의 뒤꿈치를 사용하여 아기의 견갑골 사이를 5번까지 두드린다.
물건이 튀어나오지 않으면
– 아기의 머리를 받치고 대퇴부에서 얼굴을 위로 하여 돌린다.
– 아기의 머리를 몸보다 낮게 유지한다.
– 2~3개의 손가락을 아기의 가슴뼈 유두선 바로 아래에 놓고 빠르게 5회 흉부 압박을 한다.
(=아기의 CPR에서 흉부 압박과 같은 위치)
– 물건이 나오거나 아기가 기절할 때까지 등을 5번, 가슴을 5번 밀어준다.
아기가 기절하면
– 곧장 119 에 전화한다. (아직 전화하지 않은 경우).
– 더 이상 등을 때리거나 가슴을 밀지 않는다.
–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 인공호흡을 하는 경우 CPR 중 기도가 열릴 때마다 입이나 목에 물체가 있는지 확인한다.
– 물체가 보이면 꺼낸다.
– 그러나 물체가 보이지 않으면 아기의 목구멍에 손가락을 대고 만져서는 안된다.
– 아기가 스스로 숨을 쉴 때까지 또는 119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CPR을 계속한다.
어른 기도질실 응급처치 하임리히법
🔺 일반적으로 어른에 대한 하임리히법은 위 그림과 같이 양손을 모으고 주먹으로 명치를 밀어올려서 걸린 것을 토해내게 만드는 방법이다.
어른도 아기처럼 들어서 할 수 있다면 효과적일텐데 크고 무거워서 들 수가 없으니 명치를 압박하는 방법을 쓰는 것일테다. 생각해보자 화장실에서 토하면서 누가 등 두드려줄 때의 자세를. 그게 딱 목에 있는거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이지 않은가.
어른도 정 안나온다면 힘센 남자가 배를 받치고, 다른 한명이 다리 잡아서 머리가 아래쪽으로 기울어지게 한 다음에 아기처럼 등 두드리는 방법으로 하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해볼일이 안생기는게 가장 좋겠지만..
🔺 이제는 고인이 되신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열연한 1993년작 코미디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 (Mrs. Doubtfire)
이 영화에 보면 하임리히법으로 남자를 구조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장하고 가정부 행세를 하고 있다가 하임리히 법으로 격하게 움직이는 와중에 가발과 가면이 벗겨져서 정체가 탄로나게 되는 유명한 장면이다.
성인은 목에 걸리는 일이 잘 없기도 한데, 일단 걸렸다고 이렇게 하임리히법으로 해결이 될런지는 다소 의문이다. 정말 영화에서처럼 강력하게 콱콱 쳐올려줘야 겨우 걸린게 빠지지 않을까 싶긴함
🔺 성인이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게 이렇게 정말 뜻밖의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죽음의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니깐. 이분도 치즈 스파게티 먹다가 걸려서 큰일날 뻔 하셨구만.
주변에서 아무도 눈치 못 채고 도와주지 않아서 비명횡사 할 뻔한 상황인데, 이런 경우에는 혼자 상체를 굽히고 머리를 바닥쪽으로 한다음에 등을 좀 두드려보면 셀프 처치가 가능하려나? 흠… 변기에 토할때처럼
아무튼 이런 위급상황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한번 생기면 큰일날 수 있으니 언제나 조심해야 하고 주변에서 발생하면 잘 도와주어야 한다.
심폐소생술 하는 경우도 대부분은 가족이라지 않은가. 응급처치를 익혀두는 것은 결국 가족을 살릴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나도 그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