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혈압 정상범위 기준 성인과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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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혈압 기준은 성인처럼 120/80mmHg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나이, 성별, 키에 따라 백분위수라는 복잡한 체계를 사용하며, 13세를 기점으로 성인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한다. 소아 혈압 측정 방법부터 고혈압 진단 기준까지 성인과 무엇이 다른지 정리했다.

소아 혈압 기준이 성인과 완전히 다른 이유

건강검진에서 혈압은 늘 빠지지 않는 항목이다. 성인이라면 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80mmHg 미만이 정상이라는 걸 대부분 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 숫자가 통하지 않는다.

소아 혈압은 성별, 연령, 신장 대비 모집단의 90백분위 미만을 정상으로 정의한다. 쉽게 말하면 같은 나이, 같은 성별, 비슷한 키를 가진 아이 100명을 혈압순으로 줄 세웠을 때 90번째까지가 정상 범위라는 뜻이다.

왜 이렇게 복잡할까? 아이들은 자라면서 심장 크기와 혈관 탄력성, 체중이 계속 변한다. 고정된 하나의 수치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환 교수가 대한의사협회지(2020)에 게재한 논문에서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성장 도표로 아이의 신장 백분위수를 먼저 구하고, 그다음 성별과 나이에 맞는 혈압 기준표에서 해당 백분위수를 확인하는 2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면 성인은 단순하다. 국내외 공통으로 120/80mmHg 미만이면 정상, 수축기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의 약 30%인 1300만 명이 고혈압을 보유하고 있으며, 65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고혈압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차이를 한눈에 보면 이렇다.

구분소아(1~13세 미만)청소년(13세 이상)성인
기준 방식백분위수(상대값)성인 기준 적용고정 수치(절대값)
정상 혈압90백분위 미만120/80mmHg 미만120/80mmHg 미만
고혈압 기준95백분위 이상130/80mmHg 이상140/90mmHg 이상
고려 변수성별, 나이, 키성인과 동일없음

소아 고혈압 진단 기준과 연령별 분류

그렇다면 아이의 혈압이 얼마일 때 고혈압이라고 판단할까?

2017년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의과대학 David Kaelber 박사가 주도한 이 가이드라인은 2004년 4차 보고서를 대체하며, 약 15,000건의 논문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만들어졌다.

핵심 변경 사항이 몇 가지 있다. ▲ ‘전고혈압(prehypertension)’이라는 용어를 ‘상승 혈압(elevated blood pressure)’으로 교체했고 ▲ 정상 체중 아동만을 기준으로 새로운 혈압 참고치 표를 만들었으며 ▲ 13세 이상 청소년에게는 미국심장학회(AHA)와 미국심장협회(ACC)의 성인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1~13세 미만 아동의 혈압 분류는 다음과 같다.

  • 정상 혈압 –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백분위 미만
  • 상승 혈압 – 90백분위 이상에서 95백분위 미만 사이, 혹은 120/80mmHg 이상이면서 95백분위 미만
  • 1기 고혈압 – 95백분위 이상에서 95백분위+12mmHg 이하
  • 2기 고혈압 – 95백분위+12mmHg 초과 또는 140/90mmHg 이상

13세 이상은? 성인 기준으로 넘어간다. 정상 120/80mmHg 미만, 상승 혈압 120~129/<80mmHg, 1기 고혈압 130~139/80~89mmHg, 2기 고혈압 140/90mmHg 이상이다. AAP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3세 이상의 90백분위가 수축기 약 120mmHg, 95백분위가 약 130mmHg에 근접하기 때문에 성인 기준과의 연결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소아 혈압 분류 체계 (2017 AAP 가이드라인)

정상
<90th
백분위 미만
상승 혈압
90~95th
주의 관찰 필요
1기 고혈압
≥95th
정밀 검사 권장
2기 고혈압
≥95th+12
즉시 치료 고려

* 1~13세 미만 기준 / 단위 – mmHg 백분위수

한국에서도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아청소년 혈압 기준표는 2008년 대한소아과학회(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소속 이종국, 문진수, 최중명, 남정모, 이순영, 오경원, 김영택 교수팀이 발표했다. 전국 7~20세 소아청소년 57,433명을 대상으로 진동혈압계 Dinamap Procare 200을 사용해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별·연령별·신장 백분위수별 혈압 참고치를 완성한 연구였다. 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 51권 1호에 게재되었다.

한국 소아청소년 혈압 기준표

출처 – 이종국 외, 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 51(1), 2008 / 50th 신장 백분위수 기준

정상 중앙값(50th) 상승혈압 기준(90th) 고혈압 기준(95th) 성인 정상 상한

* 자동 진동혈압계(Dinamap Procare 200) 측정 기준이며, 수은 혈압계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13세 이상은 2017 AAP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인 기준(정상 120/80mmHg 미만)도 함께 적용됩니다.
* 정확한 진단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소아 혈압 측정 방법과 주의사항

아이의 혈압을 정확하게 재는 건 생각보다 까다로운 일이다. 병원만 가면 울고, 가만히 앉아 있질 않고, 긴장해서 혈압이 치솟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본 원칙은 이렇다. 조용한 환경에서 최소 3~5분간 앉은 자세로 안정을 취한 뒤, 우측 팔에서 심장과 같은 높이로 측정한다. 안정이 되지 않으면 수 분 간격을 두고 반복 측정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정적인 차이는 혈압대(커프) 선택에 있다. 혈압대 길이가 상완 둘레의 80~100%, 너비는 상완 둘레의 약 40%인 것을 사용해야 한다. 이 기준을 어기면 어떻게 될까? 팔에 비해 좁은 커프를 쓰면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나와 고혈압 오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넓은 커프를 쓰면 반대로 혈압이 낮게 측정돼 고혈압을 놓칠 수 있다.

이건 성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Tammy M. Brady 교수팀이 2022년 미국 심혈관 건강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팔 둘레에 맞지 않는 커프 사용 시 정상인데도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39%, 고혈압인데 놓친 환자가 22%에 달했다. 성인도 이 정도인데 아이들은 팔 둘레 변화가 훨씬 크니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압계 종류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수은 혈압계를 이용한 청진법이 표준이었지만, 영유아나 비협조적인 아이에게는 청진법이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자동 진동식 혈압계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진동식 혈압계는 수기 측정 대비 수축기에 약 10mmHg, 이완기에 약 5mmHg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어, 이 점을 감안해 해석해야 한다.

혈압대(커프) 크기에 따른 측정 오차

좁은 커프 사용 시

실제보다 높게 측정

→ 고혈압 오진 위험 증가

넓은 커프 사용 시

실제보다 낮게 측정

→ 고혈압 미진단 위험 증가

* 적정 커프 기준 – 너비 상완둘레의 40%, 길이 상완둘레의 80~100%

또 한 가지. 소아 고혈압 진단은 한 번의 측정으로 내리지 않는다. 최소 3회 이상 서로 다른 시점에 방문해서 반복 측정한 결과,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이 95백분위 이상일 때 비로소 고혈압으로 확진한다. 백의고혈압 – 병원에서만 긴장해서 혈압이 오르는 현상 – 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성인과 달리 소아 고혈압은 이차성인 경우가 많다는 것도 중요한 차이다. 헬스경향에서 보도한 이선향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나이가 어릴수록 신장 질환이나 내분비 질환 같은 원인 질환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 비율이 높다.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남수 교수 자료에서도 10세 미만 소아 고혈압의 80~90%가 이차성이며, 그중 신장 실질 이상이 원인의 80%를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수축기 혈압이 높은 성인의 45%는 소아기부터 90백분위 이상의 혈압을 보였고, 사춘기에 나타난 고혈압의 약 30%가 성인 고혈압으로 이행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릴 때 혈압 관리가 평생 건강의 출발점인 셈이다.

소아 혈압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아이 혈압이 120/80mmHg인데 정상 아닌가요?

성인 기준으로는 정상이지만 소아에서는 다를 수 있다. 연령과 키에 따라 이 수치가 90백분위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고혈압학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소아 고혈압 계산기에 아이의 만 나이, 키, 혈압을 입력하면 정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집에서 자동 혈압계로 아이 혈압을 재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아이 팔 둘레에 맞는 소아용 커프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충분히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다만 2017 AAP 가이드라인에서는 가정 혈압을 고혈압 진단이나 백의고혈압·가면고혈압 진단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진단 목적이 아닌 경과 관찰용으로 참고하는 정도가 적절하다.

아이가 고혈압이면 바로 약을 먹어야 하나요?

대부분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다. AAP 가이드라인은 진단 시점에서 DASH 식이요법과 주 3~5회, 회당 30~60분의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약물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좌심실 비대가 확인되거나, 2기 고혈압이면서 비만 같은 교정 가능한 요인이 없을 때 시작한다. 또한 소아 고혈압은 이차성 원인이 많으므로, 근본적인 원인 질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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