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배변시 항문 출혈 원인과 치료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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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변을 본 뒤 휴지에 피가 묻어 나왔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이었다. 대체 왜? 어디가 아픈 건가. 밤새 검색하고 소아과에 전화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아 항문 출혈은 생각보다 흔한 증상이고 대부분 양성 질환이다. 다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문 열상부터 유년성 폴립, 식이섬유 관리법과 병원 방문 기준까지 하나씩 정리해본다.

소아 항문 출혈 원인, 아이들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소아 직장 출혈은 응급실 방문 사유의 약 0.3%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지 않은 증상이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도 소아 직장 출혈의 대부분은 이환율이 낮은 양성 원인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였던 경우는 전체의 4%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6세 아이에게 흔한 원인은 뭘까.

가장 대표적인 건 항문 열상이다. 딱딱하고 굵은 변이 항문을 지나가면서 점막 조직에 미세한 찢어짐이 생기는 것인데, 이게 소아 하부 위장관 출혈의 가장 흔한 단일 원인이다. 변비가 아니더라도 변의 크기 자체가 크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많은 원인은 유년성 폴립이다. 2세에서 10세 사이에 가장 많이 진단되며, 563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리뷰 연구에서 폴립 환자의 85.1%가 이 연령대에 집중됐다. 78.5%는 직장 출혈이 첫 증상이었고, 94%는 단독 폴립이었다.

그 외에 감염성 장염이나 알레르기성 대장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아래 표로 주요 원인별 특징을 한눈에 비교해보자.

원인 통증 여부 출혈 양상 호발 연령 치료 방향
항문 열상 배변 시 강한 통증 선홍색 소량, 변 표면 전 연령 보존적 치료
유년성 폴립 대부분 무통 선홍색, 간헐적 2 – 10세 내시경 절제
감염성 장염 복통 동반 점액 혈변 전 연령 원인균 치료
장중첩증 주기적 보챔 검붉은 젤리양 6개월 – 2세 응급 정복술

이처럼 원인에 따라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아이의 증상을 꼼꼼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원인을 좁힐 수 있다.

한 가지 기억해둘 점이 있다. 소아 위장관 출혈의 추정 유병률은 약 6.4%이고, 이 중 약 80%는 자연적으로 해소된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PMC에 게재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확인된 수치다. 물론 자연 해소된다는 말이 방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초기 접근법이 예후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항문 열상과 유년성 폴립 구별법

통증이 있느냐 없느냐. 이게 가장 결정적인 차이다.

항문 열상은 배변 시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게 일반적이다. Medscape 소아외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성 열상은 보존적 치료로 10 – 14일 내에 증상이 호전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좌욕과 대변 연화제, 국소 진통제가 1차 치료법이다.

반면 유년성 폴립은 무통성 직장 출혈이 특징이다. 변 표면에 선홍색 피가 묻거나, 간헐적으로 출혈이 반복된다. PMC 게재 연구에 따르면 563명 소아 폴립 환자 중 86.3%가 유년성 폴립이었으며, 86.7%가 직장과 에스결장 부위에 위치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아이가 통증 없이 변 표면에만 피가 묻는다면 유년성 폴립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항문 열상도 급성기가 지나면 통증이 줄어들 수 있고, 매우 작은 표재성 열상은 처음부터 아프지 않을 수도 있다.

▲ 유년성 폴립 핵심 사실 정리
– 소아 대장 폴립의 90% 이상이 유년성 폴립에 해당
– 단독 폴립은 악성 전환 위험이 극히 낮음
– 내시경 절제 후 재발률은 7.9% 수준
– 5개 이상 다발성 폴립 시 폴립증 증후군 감별 필요

단독 유년성 폴립은 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제거 후 추가 추적 검사가 필요 없다는 것이 현재 가이드라인이다.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5개 이상 폴립이 발견되면 6 – 12개월 뒤 추적 대장내시경이 권장된다.

우리 아이처럼 변비는 아닌데 변이 크고 단단한 경우라면 어떨까. 이건 항문 열상의 전형적인 원인이다. 변의 지름이 클수록 괄약근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그 과정에서 미세한 열상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이 없다면 아주 작은 표재성 열상이거나 급성기를 이미 지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소아 직장 출혈 원인별 비중

항문 열상 (변비 관련)약 60%
60%
유년성 폴립약 20%
20%
감염성 장염약 10%
 
기타 (알레르기, 메켈게실 등)약 10%
 

※ PMC 소아 위장관 출혈 리뷰 논문 종합 기반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관리법

항문 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이 항문 열상이고, 열상의 가장 흔한 원인이 딱딱한 변이라면 결국 핵심은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식이섬유젤리를 먹였더니 일시적으로 좋아졌다는 경험, 충분히 이해가 된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대장에서 수분을 붙잡아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루코만난이라는 식이섬유를 복용한 소아 그룹에서 변 경도가 개선됐다고 보고한 비율이 62%였고, 위약 그룹은 23%에 그쳤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NASPGHAN과 ESPGHAN이 2014년 공동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식이섬유 보충제가 소아 기능성 변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유럽과 미국 소아 소화기 전문의의 81%가 임상에서 식이섬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과학적 근거가 완벽하진 않지만 현장에서는 효과를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이는 게 좋을까.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소아 소화기내과 Kadakkal Radhakrishnan 박사는 4 – 8세 아이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을 25g으로 제시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가정이 많다. 키위, 배, 자두 같은 과일과 통곡물로 자연스럽게 늘려가는 게 가장 안전하다.

▲ 변 성상 개선을 위한 핵심 수칙
– 수분 섭취 – 4 – 8세 기준 하루 7 – 7.5컵 (약 55 – 60온스)
– 자두 주스 – 천연 소르비톨 함유로 변 연화 효과
– 식이섬유 – 급격한 증가 대신 1주일 단위로 점진적 증량
– 발효 식품 – 요구르트, 케피어 등으로 장내 환경 개선

특히 수분 섭취를 빼놓으면 안 된다. 식이섬유만 늘리고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오히려 변이 더 딱딱해질 수 있다. GiKids에서 제공하는 소아 수분 섭취 가이드를 보면 4 – 8세는 하루 7 – 7.5컵의 수분이 필요하다.

좌욕도 병행하면 좋다. 체온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하루 2 – 3회, 3 – 5분씩 앉혀주면 항문 주변 혈류 순환이 좋아지고 괄약근 이완에 도움이 된다. 배변 후에는 거친 휴지 대신 물티슈로 앞에서 뒤 방향으로 부드럽게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자. 변기에 앉을 때 발판을 사용해 무릎이 엉덩이보다 높아지게 해주면 배변 시 항문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연령별 식이섬유 · 수분 권장량

1 – 3세

19g

식이섬유


5.5 – 6컵

수분

4 – 8세

25g

식이섬유


7 – 7.5컵

수분

9 – 13세 (남)

31g

식이섬유


10 – 10.5컵

수분

출처 – 클리블랜드 클리닉 소아 소화기내과 · GiKids(NASPGHAN 산하)

소아 항문 출혈 자주 묻는 질문

Q1. 아이가 아프다고 안 하는데 변에 피가 묻어요. 괜찮은 건가요?

통증 없이 변 표면에 선홍색 피가 묻는 패턴은 유년성 폴립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단독 폴립 자체는 악성화 위험이 극히 낮으므로 즉각적인 위험은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소아과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지속적인 출혈이나 빈혈 소견이 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Q2. 항문 열상은 자연적으로 낫나요? 병원 치료가 꼭 필요한가요?

급성 항문 열상은 좌욕, 대변 연화제, 국소 진통제 같은 보존적 치료로 10 – 14일 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6 – 8주까지도 치유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소아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다만 6주 이상 호전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열상이 생긴다면 크론병이나 기타 기저질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Q3. 당장 응급실에 가야 하는 상황은 어떤 건가요?

변기 물이 빨갛게 변할 정도의 대량 출혈, 아이의 얼굴이 창백하고 맥박이 빠른 경우, 주기적으로 심하게 보채면서 검붉은 젤리 같은 혈변을 보는 경우(장중첩증 의심), 검은 변과 함께 구토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는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반대로 소량 출혈이고 아이가 잘 놀고 잘 먹는다면 48시간 정도 경과를 관찰한 뒤 소아과를 방문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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