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마음고생하고 방황하던 당시에 비해, 어느정도 회복하고 평온한 마음상태를 유지하게 된 이후에 안정애착 테스트를 다시 해본 결과입니다.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와 좋아지고 난 이후의 느낌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주의할 점도요.
불안정 애착 극도에 달했던 시기
불안정할때는 쉽게 화가나고, 그 화가날 것 같은 상황이 시작만 되어도 화가나고, 상황이 시작될 것 같은 낌새만으로도 벌써 꼭지까지 화가나고 그랬습니다. 간헐적 폭발장애 (분노조절장애) 그리고 우울증, 무기력, 자괴감 온갖 안좋은 감정들이 온종일 스스로를 사로잡았죠.
아무도 보기싫고 혼자만 있다가 사라져버리고 싶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이걸 다 털어놨으면 좋겠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결국 나 혼자다. 이겨내든 무너지든 모두 나 혼자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정신과 상담을 하고 약처방을 받아서 먹고 한다고 해도 말끔히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 스스로 개선 의지와 여러 노력들을 계속 해야 나아질 여지가 있는 것이죠. 가만히 앉아서 계속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데 누가 손붙잡고 끄집어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기댈곳을 찾아서 극복
저같은 경우는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는 취미에 많이 기댔던거 같아요. 이 공간을 나의 일기장이자 기록 노트이자 또 세상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도구로 여겼습니다. 글을 쓰면 누군가는 검색해서 들어와서 보고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그게 좋아서 오래 전부터 해오던 취미니까 여기에 더 매달렸던 것 같네요.
운동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운동은 뭐랄까 필수로 해야하는데 효과는 일시적이고요. 근본적으로는 제가 블로그에 글을 썼듯이 자기만의 탑을 쌓는게 필요합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을 그린다던지, 악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연주를 한다던지요.
다만 순간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하는게 아니라, 어떤 행위가 누적되고 쌓여갈 수 있는걸 하는게 좋아요. 그래야 나의 자아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거기에 기대면서 스스로를 조금씩 일으켜세울 수 있는 힘이 되거든요.
다른 사람들과 고민 상담하고 도움을 받는것도 좋은데 너무 거기에만 의존하면 안됩니다. 나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죠? 딱 그거에요.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고 해봤자 다시금 공허함에 휩싸일 뿐입니다. 결국은 나 스스로를 바라보고 내면과 대화할 줄 알아야 해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아무렇지 않게 넘기면서 마음을 단단히 다지고 일어나봅니다.
안정애착 테스트 결과 점수
다시 해본 테스트 결과에서 아주 좋은 점수의 안정애착이 나왔습니다. 마음이 안정되고 휘둘리지 않으려면 결국 나 자신과 함께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다른 사람에게 기대다가 상처받지 말고, 나 스스로에게 기대하다가 상처받지 말고. 두 가지를 모두 해내야 합니다. 버릴건 버리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소소한 행복에 집중하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보세요.
어디 나가서 혼밥하는 것도 해보고, 혼자 뭘 하고 돌아다니는 것부터 해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타인을 대할 때 기대와 실망을 하지 말고 편하게 손을 내밀어보세요. 농담을 던졌는데, 친절을 베풀었는데 퉁명스런 태도가 돌아와도 그러려니 하세요. 그냥 그렇구나 하고 신경도 쓰지 마세요. 다음에 또 하고, 다른사람에게 또 하고 그냥 그러면 됩니다. 아니면 말죠 뭐 이런 자세로요.
정말 모든 번뇌는 타인 때문에 생기지만 생긴 이후에는 내 안의 문제일 뿐입니다. 스스로 없애면 되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것 오늘 눈앞에 보이는 것, 먹는것 한입, 가는 곳 한걸음에 나 자신이 있음을 느끼고 지금 이 순간 소중하다 행복하다 괜찮네 말을 걸어보세요.
뭐 좀 대단한 성공 못하면 어떻습니까 다 고만고만하게 사는거지. 그리고 이렇게 극복하고 안정애착 된다고 해도 트리거 생기면 또 한번씩 나락으로 갑니다. 한번 좀 좋아졌다고 끝이 아닙니다. 쉽게 돌아갑니다. 원래 마음 수양은 그만큼 어려운겁니다.
몸 건강하라고 평생 하는 운동처럼 마음도 튼튼하게 해서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게 계속 노력합시다. 그래서 하루 하루씩 재밌게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