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치기라는 단어 자체도 생소했는데 이걸 가지고 또 괜찮다, 극혐이다 논란이 있다는 것도 웃긴 노릇이네요. 면치기만 검색해도 면치기 극혐이라는 단어가 따라나올 정도더라고요. 왜 이런 논란이 생기게 되었는지 알아봤습니다 .역시 또 방송이….
면치기의 유래
원래 국수나 면종류 먹다보면 빨아들이면서 어느정도는 후루룩 하고 마시는 소리가 나기 마련입니다. 너무 긴걸 한번에 후루룩 하다보면 입에 넣기도 힘들고 소리도 커지니 적당히 끊어서 먹기도 하지요.
그런데 최근 먹방 예능들에서 이 면치기를 마치 꼭 해야하는 맛있게 먹는 방법인 것 마냥 강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래 옛날부터 라면 광고같은거 보면 맛있어보여야 하니까 맛깔난 소리도 같이 들어가게 해서 방영을 했었습니다. 라면 먹는데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하게 먹는 것보다 후루룩 면발을 집어넣고 국물도 후루룩 소리 내면서 마신 다음 캬아~~ 시원하다 이런 식으로 해줘야 진짜 맛있어 보이잖아요.
면치기 극혐 논란의 발단
그게 먹방 유튜브나 예능 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맛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 소리를 내곤 하는데, 점점 변질되더니 마치 면치기 안하면 먹을 줄 모르네 라는 식으로 핀잔을 주는게 문제가 된 것이죠.
MBC 예능 전참시에서 이영자가 정우성 이정재와 같이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여기에서 앞에 앉은 남자 두명이 조용하게 먹으니까 국수 먹는데 소리를 안내냐며 이영자가 직접 면치기 시범을 보여줍니다. 긴 면을 호로로로로로로록 큰 소리를 내면서 흡입하는 시범을 보여주고 이정재가 놀란 토끼눈처럼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모습이 방송을 탔습니다.
이쯤 되니까 막무가내 면치기 강요에 보는 시청자들도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인데요.
해당 영상의 댓글을 보면 ‘천민 먹부림 보고 놀란 대감집 영감 표정이다’ , ‘전국민에게 천박함을 종용하던 ㅈ같은 한국예능의 면치기붐을 이정재 열사님이 작살내수셨다’ 와 같은 내용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자막도 한 몫 거듭니다.
- 이정재가 면을 잘라 먹는데 ‘뚝?’ 이렇게 넣기 시작해서
- 그런데 소리가 안나는…?
- (음소거 아님)
- 신기한 음소거 면치기
- (이영자 후루룩 다음에) 먹교수 먹방쇼 1열 직관
이쯤되면 보는 입장에서도 좀 피곤하고 불편해집니다. 그냥 먹으면 되지 뭘 일부로 후루룩 소리내야 된다고 저렇게 강요하나 싶어서요.
그리고 이정재 씨가 먹으면서 연신 맛있다고 감탄하고 리액션도 많이 해주면서 충분히 먹방다운 모습은 다 보여줬습니다. 꼭 게걸스럽게 후루룩짭짭 먹어야 맛있어 보이는건 아니잖아요.
정작 정우성 이정재가 먹을 때 소리가 안난것도 아니에요. 이영자처럼 호로로로후후ㅜ루루ㅜ룱 하고 게걸스럽게 먹지 않았을 뿐이지, 면 빨아들일때 어느정도 후루룩 소리는 납니다.
풀 영상으로 이정재 씨가 국수 먹는 장면을 봐도 보통 사람도 약간의 소리는 납니다. 일부로 후루루룩 하고 먹는 것은 국밥 들이킨 다음에 깍두기와 같이 입 벌리고 쩝쩝쩝쩝 하고 먹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죠.
그걸 방송으로 맛깔나게 먹는걸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재미난 먹방이 되겠지만, 눈앞에서 국물 튀고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비매너 식사 예절일 뿐입니다.
사실 전참시에서 이영자 이정재 정우성 세 분이 식사하면서 면치기 소리내는 것 가티고 심하게 면박을 줘서 불편할 정도거나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자막 곁들여서 몰아가는 것에 시청자가 불편해한 것이지요.
오히려 이정재씨는 그냥 이영자 먹는게 신기하다며 쳐다볼 뿐이었고 면치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나는 어떻게 먹는게 좋다 같은 언급 자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본인 먹던대로 정상적인 방법으로 묵묵히 먹는게 오히려 보는 시청자에게는 통쾌함을 줬던 것이죠. 그동안 게스트들에게 마치 예능에서 장기자랑 시키듯이 면치기 강요해온 모습에 피로감이 쌓여있었으니까요.
이번 면치기 극혐 논란을 계기로 앞으로는 굳이 강요하는 일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참고
면치기 괜찮다 vs 극혐? – 개드립
면치기 열풍 끝내버린 위인.jpg – 에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