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체중감량 다이어트를 하면서 여러가지 체지방 감소에 좋다는 방법들을 시도했었다. 어떤 방법이 체중감량에 효과가 좋았는지, 어떤건 전혀 다이어트 효과가 없었는지 살펴본다.
다이어트 1년간 체중변화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인 1월 중순경, 매일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며 넷플릭스에 빠져 살았던 나의 체중은 야금야금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러다가는 90키로를 넘는거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찾아왔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
결과만 놓고 말하자면 6월 중순경이 되어서 5개월동안 10kg감량이 되었다. 원래 없어야 할 살이 배달음식+넷플릭스 콤보로 쪘던 것이기 때문에 10키로가 빠졌지만 나 스스로가 크게 체감되는건 없엇다. 그냥 몸무게 숫자만 달라졌을 뿐…
반년간의 체중기록을 쭉 한눈에 보면 고점을 찍고 꾸준히 빠르게 내려간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정체기가 찾아왔고, 다시 한 번 쑥 빠졌다가 V자 반등으로 몸무게 회복, 그리고 지금까지 유야무야 유지만 하는중.
내 원래 목표는 단순히 몸무게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건강한 몸짱이 되는 것이었다. 그걸 목표라고 한다면 사실 실패한 셈이다. 운동을 안했으니.. 아무튼 올 한해 이런저런 방법으로 체중은 줄이는데 성공했던 후기와 아쉬웠던 점을 정리해서 운동 시즌2 계획을 짜는데 보탬이 되고자 이 포스팅을 남긴다.
계단오르기 다이어트 효과 없음
먼저 처음 검은색 그래프 부분은 운동이라고 해놨는데 이 때 한 운동은 계단오르기이다. 아파트 계단을 꼭대기층까지 걸어서 올라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와서 다시 꼭대기까지 걸어가는 것을 한시간정도 했다.
이 당시에 마음속에 의욕이 충만하던 시절이라 유튜브로 자기계발, 의욕고취 영상같은것들을 한시간 어치를 오프라인 저장한 후에 쭉 들으면서 올라갔다. (당시에는 2020년이 이렇게 최악의 해가 될 줄은 몰랐다)
유튜브를 귀에꼽고 들으면서 올라가니 한 층 한 층 숫자를 보지 않았고 생각보다 덜 지겨웠다. 지금 5층이네 이제 10층이네 층수를 보면서 올라가면 계단오르기는 지겨워서 지속하기가 힘든 운동이다. 신경을 귀에만 집중하고 오르니 힘든것도 잊고 어느새 꼭대기층에 왔네 싶으면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고 그런식으로 했다.
하지만 계단오르기는 다이어트에는 효과가 별로 없었다. 유산소와 무산소의 애매한 중간위치에 있는 운동이라 근육량이 많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체중감소가 눈에 띄게 일어나지도 않았다. 신나서 너무 오래하면 무릎에 무리만 갈 뿐.
체중감량 다이어트에 최고는 식단조절
계단오르기 만으로는 몸무게 숫자가 줄어들지 않아서 식습관도 조절을 시작했다. 그동안 먹던 야식, 배달음식, 혼술을 일단 끊고 적당히만 먹는것부터 해나가니 몸무게가 바로 줄어들기 시작. 무언가의 이유로 쓸데없이 늘어있던 체중은 그 원인을 제거하면 금방 줄어든다.
특히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도 가장 인기가 많은 기름진 음식, 육류위주 보다는 비빔밥 같은 뭔가 안땡기지만 살은 덜찌는걸 먹고자 노력했다.
또 한가지는 빨간음식 피하기. 한국음식이 평소에는 모르는데 건강한걸 먹고자 찾아보면 은근히 정말 없다. 죄다 빨간국물 빨간양념 투성이에 매운것들 뿐이다. 부대찌개, 떡볶이, 닭볶음탕 등등… 이런걸 제외하고 먹을걸 찾아보려고 하면 진짜 먹을게 없다.
평소에 얼마나 짜고 맵고 기름진 자극적인 것들을 뱃속에 쑤셔넣으며 몸을 망치고 살아왔나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체중감량 다이어트 최고 효과는 간헐적 단식
2020년 시도한 모든 체중감량 다이어트 방법 중 최고는 단연 간헐적 단식이다. 나는 아침 한 끼 굶기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국은 안먹어야 빠지는게 진리이다.
저녁을 적당히 먹고 6시 이후에 군것질 야식 끊고 다음날 아침까지 굶으면 하루의 반 가까이를 빈속으로 보내게 된다. 이렇게 간헐적 단식을 해주면 지방이 분해되면서 체중이 매우 빨리 감소한다.
처음에야 배고프고 힘들지만 2-3일을 무사히 넘기면 습관이 좀 되서 할만해진다. 더 중요한 것은 배고프다고 폭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게 또 웃긴게 배가 굉장히 고프면 몇 숟갈 떴을때 금새 포만감을 느껴서 생각보다 많이 먹지도 않게된다.
그래서 부페가서 최대한 먹으려면 오히려 앞에 한끼를 적당히 먹고 가주는게 더 낫다. 아무튼 간헐적 단식 아침굶기를 통해 체중감량 1차 목표였던 82키로를 달성하고 나도 하면 되는구나 자신감을 얻었다. 살면서 무언가를 꾸준히 노력해서 성취해본 경험이 거의 없던 나에게 다이어트 성공은 많은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정체기와 의욕저하
할만큼 했다고 느껴졌는지 그다음에는 더이상 무리한 과정을 하지않고 적당히 유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실 애초에 목표였던 건강한 몸짱으로 체질을 바꾸려면 PT를 받으면서 빡시게 운동을 해서 거듭났어야 하는데 코로나도 터지고 헬스장을 다니기는 어려웠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느낀것은 몸은 매우 정직하다는 것이다. 내가 먹은것이 몸의 체질이 되고, 내가 움직인 만큼 살이 빠진다.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살이 안빠졌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안했다는 것이다.
나의 간절함도 조금 사그라 들었던 모양이지. 몇달간은 유지만 해나가다가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저녁 단식을 시도했다가 실패, 아침 단식을 다시 하다가 제대로 안하고 그만두었다.
특히 저녁단식은 매우 어렵다. 배고픈 상태로 저녁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잠도 잘 안오고. 차라리 아침에 참고 출근해서 일 좀 하다보면 점심시간이 빨리 오니까 아침굶기로 간헐적 단식을 하는게 난이도가 그나마 쉽다.
자가격리 때 최저몸무게
그렇게 80전후로 유지하고 있다가 코로나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서 뜬금없이 최저체중을 찍었다. 집에서 아기만 보고 있으니 밥생각이 별로 안나고 아기 만들어주고 먹고 남은밥이나 몇숟갈 뜨고 때우는 일도 잦았고. 성인이 된 후로 거의 처음 77키로까지 다시 내려온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때는 딱히 성취감이나 기쁨을 느끼진 못했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해서 달성했다기보다는 그냥 장염걸려서 밥안먹고 체중 빠지듯이 그렇게 어쩌다가 빠진 거였으니깐.
역시나 원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니 이렇게 빠졌던 몸무게는 다시 원상복구가 되었고 다시 유지기로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