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리 부작용으로 유산위험이 있다는 황당한 낭설 팩트체크 해보고, 귀리의 효능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건강식인 귀리는 우리에게 오트밀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미국 영화에서 엄빠가 아침에 아이 학교가기 전에 토스트 구워주면서 우유에 타주는 씨리얼이 바로 오트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많이 대중화되어있지는 않은데, 얼마전 오트음료를 마셔보고 꽂혀서 귀리의 영양성분과 효능까지 정리해보았다.
사실 쌀밥보다 좋다는 현미보다, 영양학적으로 더 우수한 것이 바로 이 귀리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 반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는데,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브로콜리, 마늘, 토마토, 시금치 이런 친구들과 명예의 전당에서 당당히 어깨동무하고 있는 녀석이다.
* 세계 10대 슈퍼푸드 : 귀리, 블루베리, 녹차, 마늘, 토마토, 브로콜리, 아몬드, 적포도주, 시금치, 연어
오트밀 유래와 먹는방법
귀리의 품종
귀리는 뭐고 오트는 뭘까? 같은 말이다. 귀리의 영어가 Oat 이다. 나라별 명칭은 다음과 같다.
- 한국어 : 귀리 (북한 : 귀밀)
- 중국어 : 燕麦 (옌마이 yànmài)
- 영어 : Oats
- 학명 : Avena sativa
귀리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원래는 가축의 사료로 주로 쓰였다. 식감이 다소 거칠기 때문에 사람의 주식으로는 애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왜 옛날에는 흰 쌀밥 먹는게 제일 바라는 일이었다고 하는 것처럼. 18세기 잉글랜드 서적에도 오트는 보통 말의 먹이로 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사람이 먹는 경우도 가장 가난한 서민층에서 이거라도 먹어서 굶어죽지 않으려고 빻아서 포리지로 만들어 먹곤했다. 포리지(porridge)는 곡물을 빻아서 가루로 만든 뒤 물, 우유를 넣고 끓인 우리로 말하면 죽 또는 미음이다.
그러다 현대에 와서는 그 영양학적 가치가 인정받게 되면서 간편식이나 건강식으로 많이 사랑받는 중이다.
귀리에는 품종에 따라 쌀귀리와 겉귀리로 나눌 수 있는데, 쌀귀리는 국내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용 품종이다. 대양, 선양, 수양, 조양 등이 있다. 탈부가 쉬워 정선만 거친 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고 알갱이도 갸름한 형태이다.
겉귀리는 캐나다산 호주산 수입되는 품종들이 있다. 아래에 소개하겠지만 쌀귀리나 겉귀리나 영양성분표 상으로 아주 큰 차이는 없어서 그냥 먹어보고 선호하는 맛과 식감의 품종으로 먹으면 된다.
- 탈부 : 곡물의 알곡을 얻는 작업을 탈곡이라 하는데, 이 때 왕겨 등의 외피를 벗겨내는 일
- 정선 : 섞여있는 잡다한 이물질 들을 분리해서 선별하는 작업
귀리밥 짓는방법
귀리만 쌩으로 먹으면 식감이 좋기가 어렵다. 현미밥도 현미 100%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보통 5:5 이하로 첨가해서 먹는다. 귀리도 마찬가지로 귀리:쌀을 3:7이나 본인이 식감이 받아들일 만 하다면 5:5 정도로 섞어서 밥을 지으면 된다.
식감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귀리와 쌀을 씻은 뒤 30분정도 물에 불린후 취사를 한다. 알갱이가 쫀득하고 통통 터지듯이 만들어진다. 사실 밥을 지을 때 뭘 넣어서 짓더라도 물에 좀 오래 불려서 짓는게 맛있게 만드는 방법이긴 하다. 더 맛있고 건강하게 하고 싶다면 오곡이랑 다시마도 함께 넣어주면 한층 풍성해진다.
오트밀
위에 말했듯이 원래 오트는 서양의 서민층이 먹는 죽같은 음식이어서 우리가 알고있는 우유에 타먹는 씨리얼과는 좀 다르다. 뭐 씨리얼처럼 아삭한 식감이 좋다면 그렇게 먹어도 되고, 아니면 원래 서양인들 먹는 방식대로 따라해도 된다.
일반적으로 가루 형태로 된 오트밀을 넣고 끓인 우유를 부어서 견과류, 꿀, 과일 등을 곁들여 먹는다. 간편하게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이다.
오버나이트 오트밀이라는 종류도 있는데, 오트밀을 담고 우유를 살짝 잠길 정도로 붓는다. 그다음 카카오, 과일, 시나몬, 치아씨드, 견과류, 꿀 등을 취향대로 넣은 뒤 하룻밤을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아침에 먹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이 오버나이트인데 왜 이렇게 하냐면 오래 담궈놓으니 흐물흐물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인 종특 줄임말 만들기로 오나오 라고도 부른다.
귀리 영양성분표
귀리와 현미, 백미 주요영양소 비교
100g당 | 쌀귀리 | 겉귀리 | 현미 | 백미 |
열량 | 334kcal | 332kcal | 310kcal | 345kcal |
수분 | 9.7g | 9.4g | 12.5g | 13.4g |
탄수화물 | 70.4g | 73.5g | 76.2g | 79.5g |
단백질 | 14.3g | 11.4g | 9.0g | 6.4g |
지방 | 3.8g | 3.7g | 1.0g | 0.4g |
귀리에 포함된 지방산 조성은 올레산(불포화) > 리놀레산(불포화) > 팔미트산(포화) > 스테아린산(포화) > 리놀렌산(불포화) 순인데 올레산과 리놀레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전체 지방산 중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82.3% 분포를 나타낸다. 그럼 포화지방은 약 0.6g 정도밖에 없다는 소리다.
단백질도 백미에 비해 2매 이상의 함유량을 가지고 있으며 80% 가량이 글로빈으로 구성된다. 글로빈은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 성분이다. 헤모글로빈 하면 친숙한 이름일 것이다. 단백질은 풍부하고 식이섬유도 많아서 다이어트 식으로도 적합한 영양구성을 지니고 있다.
귀리와 현미, 백미 무기질 함량 비교
100g당 | 쌀귀리 | 겉귀리 | 현미 | 백미 |
칼슘 | 18mg | 16mg | 10mg | 7mg |
철 | 7.0mg | 6.6mg | 1.7mg | 1.3mg |
나트륨 | 3mg | 2mg | 12mg | 8mg |
인 | 183mg | 175mg | 248mg | 87mg |
칼륨 | 385mg | 574mg | 289mg | 170mg |
비타민B1 | 0.15mg | 0.13mg | 0.35mg | 0.23mg |
비타민B2 | 0.46mg | 0.21mg | 0.06mg | 0.02mg |
니아신 | 2.3mg | 2.3mg | 1.2mg | 1.2mg |
미네랄도 풍부한데 칼슘 현미에 비해서도 훨씬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성장기 어린이 골격발달에 특히나 좋다. 아이들에게 특히 좋은것은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성분들이 많기 때문으로 천연 영양제 섭취와 같은 효과를 가진다.
귀리의 효능
귀리 부작용은 거의 없으며 효능은 매우매우 많은데, 이걸 어떤 좋은 효과가 있는지 나열하기보다는 귀리에 들어있는 대표적인 좋은 성분을 기준으로 분류하는게 나을 것 같다.
베타글루칸
베타글루칸은 동물에 있어 생리적으로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다당류(10개 이상의 당)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원래 버섯의 효능을 얘기할 때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성분인데, 이게 귀리에도 풍부하게 들어있어서 마찬가지로 좋은 효능들을 발휘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낮춰준다. 이것만 봐도 어떤 좋은 효능이 있을지 바로 감이 온다. 이상지질혈증이 예방되면서 콜리스테롤 수치가 높아졌을때 발생하는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게 된다.
또 귀리에 함유된 베타글루칸과 페톨릭 산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해서 항암 효과도 있다.
베타글루칸 이 성분 자체가 면역력의 최강자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사실 지금 귀리의 효능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이런 면역효과를 원한다면 그냥 베타글루칸 영양제를 사서 먹는것이 가장 직빵이다.
프로스타클린
프로스타클린은 천연 인슐린제와 같은 작용을 한다.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서 혈당을 조절하고 이는 당뇨 예방의 효과를 가진다. 또한 염증과 독소를 제거하는데 피부가 건강해지는 효과가 있다.
귀리에 풍부한 비타민이 항산화 작용을 해서 이러한 피부건강 증진에 더욱 도움을 준다. 피부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자연스럽게 미백과 보습효과가 생기며 안티에이징이 되는 효능이 있다.
토코트리페놀
토코트리페놀은 비타민 E의 일종인데, 다양한 생리활성 효능을 가지는 성분이다. 위에서 언급한 항암, 항산화, 고지혈증 개선같은 효과들을 같이 도와준다.
비타민B
여러가지 질환 개선과 예방의 효과가 있는 귀리이지만, 비타민B군 덕분에 특히 여성에게 좋은 점이 있다.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예방 그리고 비타민 B9엽산은 빈혈 예방과 우울증 완화에 특히 효과적이다.
그밖에도 풍부한 식이섬유로 장운동을 촉진해서 변비를 개선하거나 예방해주고, 멜라토민이 생체리듬 안정과 수면의 질을 높여 불면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귀리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인 아베난쓰라마이드(Avenanthramide)는 몸에 유익한 식물성 화합물이다. 귀리가 이 항산화제의 유일한 식이 공급원이라고 한다. 이 성분은 산화질소를 형성을 늘려서 고혈압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항산화, 항염증에 효과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심지어 소아천식, 만성천식에도 도움을 주는데 실제로 귀리 등의 통곡물 섭취를 늘릴 시 어린이 천식 발병위험을 50% 낮추고 호흡기 기도 좁아지는 위험을 80% 낮춘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그야말로 가히 슈퍼푸드라고 할 만한 것 같다. 귀리가 괜히 토마토, 브로콜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게 아니다.
귀리 부작용이 유산위험?
단 어떤 음식이든 너무 많이 섭취하면 역효과가 있겠지.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이게 과하면 복부팽만감으로 오히려 소화가 더 안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섭취시 충분한 물을 같이 먹어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변비가 더 악화된다.
또 귀리에 함유된 퓨린은 과다섭취시 제대로 대사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러면 통풍이나 신장 결석의 위험이 있다. 라고 많은 블로그들에서 다른걸 베껴서 올려놓았는데 실제로 그럴까? 육류, 특히나 기름에 튀긴 치킨같은 음식에 비하면 귀리의 퓨린함량은 낮은 편이다. 퓨린 고함량 야채들이 콩, 버섯, 시금치, 컬리플라워 등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통풍 발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귀리 먹어서 통풍 걸릴걸 걱정하느니 치맥부터 참는게 우선이라는 거. 오히려 위에서 소개한 베타글루칸 성분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데, 혈당의 오르내림을 억제하고 이는 요산수치 개선에 도움을 주는 방향이 된다. 평소 신장이 안좋거나 아니면 정기검진을 받았을때 요산수치 검출이 된 경우라면 귀리를 끊어보고 재검을 해보면 된다.
그리고 또 국내 블로그들을 보면 귀리 부작용으로 자궁수축을 시켜서 임신초기 유산위험이 있다고 너도나도 써놓았는데 이 또한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다. 누가 먼저 이상한거 올려놓으면 서로 다 베끼느라 확인도 안하고 그냥 가져다 쓰니까 잘못된 정보가 넘쳐난다.
왜 이 얘기가 나왔는지 원문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 썰중에 하나는 중국 당나라 시절의 서적 신수본초에 ‘출산 예정일을 넘겨도 아기가 나오지 않을 때에는 귀리 싹을 삶아 마시게 한다’ 라는 구절이 있어서 이걸보고 귀리가 자궁압박으로 아기를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는게 아닌지 생각한 것 같다.
임신초기 유산 위험성과도 상관없는 내용이고, 복용법도 싹을 달여 마신다는 거고… 이게 귀리 부작용으로 유산가능성을 연결시킬 일인지 모르겠다. 구글에서 열심히 영문검색을 해봐도 전혀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고 임산부 귀리섭취의 부작용으로는 소화불량 정도가 언급되고 있다. 귀리먹어서 유산한다니 근거없는 낭설인 것으로 결론…